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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 부는데 '가을 모기' 극성…퇴치 용품 '불티'


가을 날씨 시작되자 실내 들어와 기승…천연 성분 퇴치제 인기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수원에 사는 직장인 황희정(42) 씨는 이달 들어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해 피곤함을 호소하고 있다. 황 씨는 불만 끄면 어김없이 귓가에서 '엥~'하고 모깃소리가 맴돌아 모기를 잡기 위해 불을 켰다 껐다 하지만 모기가 재빨라 잡지도 못해 짜증만 늘어간다고 하소연했다.

황 씨는 "아침만 되면 몸 구석구석에 모기가 물려 퉁퉁 부어 있는 데다 가려워 견딜 수가 없다"며 "아이들도 모기에 물려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몸 이곳저곳을 긁은 탓에 상처 투성이로 변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름에는 잘 보이지 않던 모기들이 갑자기 최근 들어 너무 많아진 것 같다"며 "이제는 한창 더울 때도 꺼내지 않던 모기장을 설치해 놓고 밤마다 모기약을 뿌리면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가을을 알리는 절기인 '처서', '백로'가 지나며 날씨가 선선해졌지만 전국 곳곳에서는 '가을 모기' 때문에 비상에 걸렸다. 지난 15일에는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된 지 두 달여 만에 대구에서 첫 일본뇌염 환자까지 발생했고 늘어난 모기 탓에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모기 퇴치 용품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18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모기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충제, 모기 퇴치제 역시 13.3%나 매출이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모기 퇴치 용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오픈마켓인 G마켓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모기 퇴치 관련 용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기모기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8%나 늘었고 모기 살충제(63%), 해충모기퇴치기(39%), 모기향(39%), 모기기피제(34%), 모기장·방충망(32%) 등의 판매량도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에서는 리퀴드 모기약과 모기향의 인기가 높았다. 같은 기간 동안 리퀴드 모기약과 모기향의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0%, 94% 늘었고 에어졸모기약(67%)과 모기‧해충퇴치기(45%)를 찾는 이들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모기 퇴치 용품의 매출이 급격히 높아진 것은 가을로 접어 들면서 비가 내리는 날이 잦아 들어 모기들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모기는 저수지나 연못 등 고인 물에 알을 낳는데 비가 적게 오면 물이 말라 산란지 자체가 줄어들고 반대로 비가 많이 오면 모기의 서식지가 쓸려 내려가 개체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8월 중순부터 오락가락했던 날씨 변화가 줄어들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조건이 마련된 데다 사람들이 체감하는 모기 마릿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한창 더웠던 지난 6월 4주차(6월 25일∼7월 1일) 때 채집한 모기 개체 수는 하루 평균 1천287마리였으나 8월 4주차(8월 21~26일)에는 1천659마리까지 늘었다. 8월 5주차(8월 28일~9월 2일)에는 1천205마리로 소폭 줄었으나 바깥 기온이 점점 내려가면서 모기가 건물 안으로 들어와 서식하면서 사람들의 체감 정도는 더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모기는 밖에서 1개월 정도 살지만 따뜻한 집 안에서는 2~3개월 생존할 수 있다"며 "특히 가을 모기들은 바깥 기온이 24~28도일 때 번식하다가 추워지면 따뜻한 실내로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가을, 겨울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대비하려는 이들이 제품 구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화학제품을 거부하는 '노케미(No-chemi)족'이 늘어나면서 천연 성분을 강조한 제품에도 자연히 관심이 쏠리는 추세로, '아로마 모기 퇴치제'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친환경 성분을 사용해 자극이 없으면서도 모기가 싫어한다고 알려진 시트로넬라 향이나 계피 향을 사용해 모기를 쫓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프레이 형태나 향초 형태로 된 제품도 있어 직접 피부에 접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연약한 피부를 가진 아이 부모들 사이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구문초', '벤쿠버' 등 모기 퇴치 식물도 모기 퇴치 효과는 다소 떨어지지만 친환경적이고 실내 풍광을 해치지 않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과학기술을 활용한 모기 퇴치 제품들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LED모기 퇴치기'는 자외선으로 유인한 모기에 고압을 가하는 방식으로 모기를 퇴치한다. 또 스탠드 형태의 실용적인 디자인에 전력 소비도 많지 않아 가정용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초음파 모기 퇴치기'는 숫모기의 비행 주파수를 재현해 흡혈 모기인 암컷 모기를 퇴치한다. 이 제품은 피를 빠는 산란기의 암컷 모기가 숫모기를 경계하고 피해 다니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또 열쇠고리 형, 손목시계 형 등 형태가 다양해 휴대성이 좋아 야외활동 시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휴대폰 어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시간과 강도를 설정하고 집 밖에서도 키고 끌 수 있는 'IoT 전자 모기향'도 나왔다. 휴대폰을 통해 귀가 전에 원하는 강도로 모기향을 미리 켜두거나 타이머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꺼지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 리필액 교체시기를 자동으로 알려줘 편리하다. 이 외에 휴대용 전자 모기향도 UBS 포트와 연결만 하면 실외에서도 모기 쏘임을 방지할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기는 여름에만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을철 모기도 주의가 필요해 모기 퇴치 용품을 구입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해외 여행을 가는 이들이 많은 데다 특히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동남아 여행을 가는 이들도 모기 퇴치 용품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며 "감염병 유행지역을 여행할 때는 특히 긴소매의 옷과 긴 바지를 입어 피부 노출을 적게 하고 모기기피제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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