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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이 뜬다③]'포스트 차이나' 잡을 '뷰티' 전략은?


"베트남 문 두드리는 韓 화장품 업계…성분·미백 강조해야"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베트남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자국 브랜드보다 해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베트남의 화장품·퍼스널케어 제품 시장은 1억1천820만 달러로 연평균 16.4%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수입액은 2012년 7천460만 달러에서 2015년 1억699만 달러로 3년 새 43.5% 증가했다. 이 중 한국산 제품은 2015년 기준 1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활발히 베트남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LG생활건강이다. 1998년 베트남에 첫 진출한 LG생활건강은 2005~2006년 프리미엄 브랜드인 '오휘'와 '후'를 선보인 후 베트남 고급 화장품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호치민과 하노이지역 백화점에 2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8월에는 베트남 최대 백화점에 '숨37' 매장을 오픈했다.

더페이스샵은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 한국식 '브랜드숍'을 최초로 도입했다. 지난 2005년 베트남의 가로수길 격인 호치민하이바쭝에로드샵 1호 매장을 낸 후 현재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 6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중부 지역의 주요도시인 다낭에 3개 매장을 오픈하는 등 사업 영역을 지방 중소 도시까지 확장하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가 각각 매장 4개·13개·2개를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베트남을 비롯해 아세안 지역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싱가포르에 연구·개발(R&D) 연구소를 세우고 현지 고객의 피부 및 성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출범 2년 만에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현재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예스24비나 등 현지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해 온·오프라인 판매 활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05년에 호치민시에 1호점의 문을 연 미샤는 현재 매장을 15개까지 늘려 2011년 47만 달러에 불과했던 베트남 매출이 지난해 130만 달러까지 급성장했다.

미샤 관계자는 "아시아 주요 10개국 중 베트남 화장품 시장 규모는 작지만 연평균 성장률(17%)은 인도(18%)에 이은 2위"라며 "특히 립 메이크업과 매니큐어 등 색조 화장품 시장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다. 다만 아직까지 현지인들의 경제생활수준이 낮은 편인 점은 시장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전체 화장품 70%가 화이트닝…"고품질 미백화장품 공략"

그렇다면 국내 화장품 기업이 베트남 시장 진출 시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고품질 미백화장품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베트남 시장은 전체 스킨케어 제품 중 화이트닝 기능성 제품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미백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 미백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산 짝퉁 화장품 유통과 유해성분 검출 사건 이후로 화장품 성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들은 화장품 구매 시 품질(76%)과 안전성(70%)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브랜드와 가격은 각각 61%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민경실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 연구원은 "높은 품질과 제품의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고 저자극 성분을 사용한 화장품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화학 물질에 대한 우려로 천연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화장품 함유 성분과 효능을 함께 홍보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지역별 마케팅 전략도 필수다.

민 연구원은 "하나의 제품에 여러 기능이 합쳐진 올인원과 '이너 뷰티(먹는 화장품)' 제품,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미백 홈케어 화장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또 하노이 중심의 북부지역과 호치민 중심의 남부지역은 소비성향이 다르게 나타나 지역별로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제품 홍보 및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뷰티 잇는 인기 상품은?…식음료·분유 유망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베트남 유망 산업으로 ▲식음료 ▲유통채널 ▲분유사업을 꼽는다.

베트남은 외식 문화가 발달해 식음료 지출 비중이 높은 데다, 냉장고 보급이 확대되면서 포장·가공 식품에 대한 선호도도 동반 성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의 냉장고 보급률은 50%로, 과거 한국의 냉장고 보급률이 50%에서 100%로 확대됐을 때 식품 소비가 연 평균 10.5%씩 늘어난 바 있다.

특히 베트남은 더운 날씨와 석회질 함량이 높은 수돗물 영향으로 맥주 소비량이 동남아시아 내 1위다. 아시아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도 중국·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다. 여기에 맥주를 선호하는 30세 이하 인구 비율(49%)이 꾸준히 증가세여서 맥주시장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소득 증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알콜음료 시장도 연 평균 4~5%씩 성장하고 있다. 과거 탄산음료 위주의 베트남 음료시장은 생과일주스·에너지드링크·차 등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다만 베트남인 특유의 선호도를 외국 기업이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고, 한국 제품의 경우 비싼 가격과 한국계 마트로 한정된 유통망이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등 현대식 유통망도 베트남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과거 중국의 1차 소비 증가 및 도시화 확대 국면에서도 현대식 유통망이 눈에 띄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회복 과정에서 현대식 유통망에 대한 투자도 확대돼 로컬 및 해외 유통 업체 모두 매출액이 견조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분유시장도 성장이 주목되는 분야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분유 시장은 약 1조4천억원으로 한국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인구 성장률이 높은 국가인 만큼, 매년 100만명 이상의 신생아가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득 증가와 자녀 수 감소로 자녀 관련 지출이 증가하면서 분유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대도시 중심으로 미취학 아동·유아 대상 영어유치원, 스포츠교실, 과외학습이 성행하는 등 자녀 관련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분유시장 역시 외국 브랜드 제품이 현지 제품보다 30~160% 비싼 데도 선호 현상이 뚜렷하지만 한국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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