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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금융, "인공지능, 금융업계에 큰 기회될 것"


AI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기술 활용과 꾸준한 개발 중점

[아이뉴스24 김지수기자] "AI는 인간이 하기 어렵고 재미없는 일을 한다. 두려워할 게 아니라 잘 활용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주최한 '인공지능과 금융' 강연에서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사람들은 흔히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뺏을 줄 알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이 AI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AI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건 일종의 기회다. 특히 금융업계는 AI를 통해 제조 상품의 변화와 비즈니스 모델까지 모두 변화시킬 수 있다"며 "금융전문가가 AI를 다룰 수 있다면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을 닮은 AI 개발은 헛된 꿈

이 교수는 영화, 드라마 등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AI의 모습은 오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13년 개봉된 미국 영화 '그녀'처럼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인간이 사랑에 빠지거나 영국 드라마 '휴먼스'처럼 로봇이 밥, 빨래 등 가사 노동을 대신해주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AI는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지 인간처럼 사고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사람 같은 AI를 참고해 AI 계발에 참고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적 의미의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간을 닮은 AI 개발이라는 낭만적 사고에서 벗어난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이세돌 9단을 비롯해 수많은 인간 바둑 고수들을 제압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를 언급했다. 인간을 닮은 AI 개발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AI 바둑 기계 개발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인간 최고수들을 꺾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했다.

◆AI, 인간의 모든 일을 대체하지 못한다

이 교수는 AI의 현재 발전 속도와는 별개로 AI가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AI는 마법처럼 모든 기업과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며 "AI도 실수를 할 수 있고 그 실수의 원인조차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예측에 대해서도 "AI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해서 기자를 대체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건 기자라는 직업을 너무 모르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기사를 쓰는데 AI를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다른 전문분야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상담원의 역할을 음성인식 스피커나 챗봇(chatbot)이 아직은 사람처럼 긴 시간 대화를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기업의 경영진과 일반인 모두 인간을 닮은 AI의 출현을 기다리기보다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AI에 대한 이해와 활용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특정 전문 분야를 배우는 것보다 전문가가 AI를 배워서 활용하는 게 더 쉬운 일"이라며 "엑셀과 코딩에 능숙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듯 AI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과 AI의 만남, 가장 기되대는 조합

이 교수는 AI 기술을 금융산업에 적용했을 때 가장 성과가 기대되는 분야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년간 AI 기술과 금융 기술의 발전 속도를 비교해보면 금융의 발전이 더 컸다"며 "MIT의 우수한 인재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가 월스트리스로 상징되는 미국 금융업계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17 인텔리전스대상 애플리케이션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IBK기업은행과-KSTEC의 예를 들었다. 외환특이거래 점검 시스템은 고객의 외환 거래내역과 해외 거래자 정보를 분석해 비정상 거래를 검출 및 점검하는 외환 리스크 관리시스템이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구축됐다.

이 교수는 "금융기관이 해마다 내부자 부정으로 많은 금액을 손해 보고 있다. AI 기술로 이를 방지할 수 있다면 시장이 커질 수 있다"며 "기업 내부 인원들에 대한 인공지능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모델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AI 개발 방식으로는 야구단 운영 메타포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선발투수(모델) 만이 아닌 불펜 투수(모델)를 함께 운용하고, 후보 및 신인 투수(모델)가 계속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업과 직결된 팀과 별도로 지속적인 모델 수립 및 검토를 진행하는 모델팀으로 이원화해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최신 AI 기술만 중요한 게 아니라 기존 기술을 잘 활용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2~30년 후를 내다볼게 아니라 현재 우리 회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인지 접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렸으며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출입기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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