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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체류 외국인 잡아라"…뛰는 은행들


외국인 근로자 패턴 맞춘 금융서비스 제공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외국인 체류자 숫자가 약 20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은행들이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체류한 외국인은 189만9천519명으로 사상 최대 숫자다. 90일 이상 머무른 국제이동자도 모두 135만3000명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등이 꾸준히 늘면서 국내 체류 외국인 비중은 전체 인구의 약 4%에 달하게 됐다.

은행들은 이들 외국인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내국인 은행고객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해 '파이 뺏기'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데 비해 외국인 고객은 잠재력이 풍부한 신규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 외국인이 주요 고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 의정부시에서 '의정부외국인금융센터' 개점식을 열었다. 안산과 김해에 이은 세 번째 외국인금융센터다.

경기북부지역 최대 외국인 상권인 의정부 로데오거리에 자리잡고 외환송금 및 다양한 외국인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어학당을 마련해 한국어 습득과 커뮤니티활동을 지원하며, 이슬람기도실 마련, 외국인 직원 배치 등으로 외국인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외국인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해외송금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국으로 돈을 송금하는 수요가 늘면서 국내 해외송금시장 규모는 연간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달부터 '소액해외송금업' 제도가 시행되면 은행 외의 핀테크업체들도 해외송금업을 할 수 있어, 은행들은 새로운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서비스 출시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2~3일씩 걸리던 해외송금 기간을 줄이고, 창구를 이용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도 송금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NH농협은행은 은행 창구에 가지 않아도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전세계 해외송금이 가능한 '비대면 NH웨스턴유니온자동송금'을 지난 13일부터 실시했다.

한번 등록만 해두면 은행영업시간과 관계없이 365일 농협은행의 ATM에서 해외송금을 할 수 있으며, 10분 안에 송금이 완료된다. 오는 10월부터는 NH농협은행 '올원뱅크' 모바일앱을 통해서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평일 근무시간에는 은행을 방문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같은 서비스가 환영을 받을 것"이라며 "외국인 고객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초 국내 거주 외국인 전용 모바일 플랫폼인 '신한 글로벌 S뱅크'를 출시해, 11개국 언어로 국내자금이체, 환율조회, 해외송금, 외국어 콜센터 연결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2천달러 이하의 급여를 해외로 송금하는 외국인 고객에게 송금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입금하고 싶어요" 외국어 통번역 서비스도

외국인 고객들의 언어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통번역 서비스도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자체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에 '실시간 외국어 대화번역 서비스'를 탑재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10개 국어 번역을 제공한다. 구글 번역 서비스와 제휴해 인공지능의 인공신경망 번역(NMT)을 사용했다.

KEB하나은행은 네이버의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와 제휴를 맺었다. 파파고 앱의 'KEB하나은행 회화' 메뉴를 통해 외국인 고객과 영업점 직원 간의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충성고객을 늘리기 위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은행사를 진행하는 은행들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천여명의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외국인근로자 한국문화체험' 행사를 통해 한국의 전통음식과 전통문화 체험을 실시했다.

KEB하나은행도 외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행사'를 열고, 외국인근로자 고향 방문 지원 이벤트도 진행했다.

외국인 고객 유치에는 주요 고객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생활 패턴과 문화 등을 고려한 세심한 전략이 주효하다는 설명이다.

문금식 우리은행 외국인영업부 과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용 패턴을 고려해 안산, 김해 등 외국인이 많은 지역의 경우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다"며 "이런 은행 점포들은 외국인 밀집 번화가에 위치해 있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말에 모임을 가지며 함께 은행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커뮤니티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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