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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vs증권사, 때 아닌 '운동장' 논쟁


금투협, 하영구 '종합운동장론'에 재반박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금융업계에 때 아닌 '운동장' 논쟁이 벌어졌다. 신탁업 개편을 도화선으로 은행과 증권 업계의 '밥그릇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는 은행업권의 '종합운동장' 발언과 관련한 공식 입장 자료를 내놓고 지난 20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은행연합회의 '종합운동장론'을 필두로 한 급진적인 겸업주의 주장은 그간 지켜온 한국금융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지나치게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금융제도는 전업주의를 근간으로 해왔는데, 이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권 간 특성에 따라 영역별 전문화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은행연합회가 주장하는 '종합운동장'에 해당하는 것은 이미 도입된 금융지주회사 제도인데, 금융지주회사 내에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있어 겸업성격의 비즈니스가 가능함에도 그간 시너지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전업주의에서 겸업주의로의 금융제도 전환은 금융산업에 대한 실증적 연구 거쳐 정책적·국민적 동의까지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은행연합회 주장의 본질은 은행업이 가진 비효율성을 타업권의 본질업무까지 진출해서 해결해보겠다는 약탈적 논리"라고 비판했다.

'종합운동장론'은 지난 20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거론한 것이다.

하 회장은 "농구·축구·배구를 함께 할 수 있는 종합운동장 격인 겸업주의를 도입해야 금융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증권사가 은행보다 불합리한 규제를 받고 있다"며 제기한 '기울어진 운동장론'에 맞선 것이다.

하 회장은 또한 은행업의 저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도한 전업주의 체계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으로 대형 증권사는 이미 허용되어 있는 외환업무에 더해 대출기능이 대폭 확대되고 과거 종금이나 단자사에 허용했던 발행어음도 취급하게 됐다"며 "이미 증권업은 전업주의의 벽을 허물고 겸업주의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선별적 전업주의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겸업주의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은행과 증권사 간에 이 같은 겸업주의 논쟁이 벌어진 것은 금융당국의 신탁업 제도 개편에서 촉발됐다.

자산운용의 한 축이 되는 신탁업에 은행 진출이 허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산운용업에 향후 성장기대를 걸고 있는 증권사들이 반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은행연합회는 펀드와 유사한 불특정금전신탁 운용 허용도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는 "은행의 불특정금전신탁 운용을 절대 반대한다"며 "은행이 얘기하는 소비자 편익보다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권사 고객과 은행 고객은 기본적으로 위험 감내수준이나 위험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보수적인 성향의 은행 거래 고객 상대로 은행이 자산운용업 등 투자업무를 확대할 경우 투자자 보호 위험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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