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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청문회, '정경유착' 고리 끊을까?


대기업 총수 "자금 출연, 대가성 없었다" 한목소리

[김두탁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6일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9명이 참석했다.

대기업 총수들이 특별위원회 참석 전에 말을 아낀 것에 반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기업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짧게 말한 뒤 청문회장에 입장했다.

대기업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988년 일해재단 비리 관련 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이다.

◆ 재벌총수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대가성 없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공통적으로 재벌 총수들을 향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재벌 총수들은 "현실적으로 청와대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지원금과 관련된 질문에서 "청와대나 정부 요청을 거절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기업 출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도 "대기업들에게 청와대 입장을 설명했다"고 답하고, "청와대 지시를 거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재벌총수들은 하나같이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해 자금 지원의 강제성은 시인했지만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중됐다. 최순실 씨와 관련해 삼성이 35억원에 달하는 말 상납 의혹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 경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있어 국민연금의 개입 의혹과 관련한 이유 등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은 "제가 부족한 점이 많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등으로 답변하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것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비처럼 저희에게 할당돼서 의례적으로 나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으로 돈이 들어갔던 것을 몰랐냐고 묻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자금을 출연한 것이 문제가 되고 나서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회비를 내듯이 냈다고 했다"고 말했다.

◆ 이재용 부회장 “삼성 미전실 없애겠다”

특히, "삼성미래전략실과 관련해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걸 느꼈다"며 "선대 회장이 만들고 현 회장이 유지한 것이라 함부로 하기 조심스럽지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의 "삼성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이건희 회장의 약속을 지키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또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누구를 신상 필벌할 것인지 묻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국정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앞으로 검찰조사와 특검이 있을 텐데 잘 받겠다"고 대답했다.

◆ 전경련 해체 수순 밟나

이와 함께 이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과 구본무 LG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전경련 탈퇴에 동의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삼성은 전경련을 탈퇴·해체시키고 필요시 새 시대에 맞는 싱크탱크를 지원하겠다고 말해 달라"고 촉구하자 이 부회장은 "좋은 취지의 사업이 있으면 저희가 열심히 더 하도록 하겠다. 제 입장에서 해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며 삼성의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과 구본무 LG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전경련 탈퇴에 동의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하 의원이 탈퇴 의사에 동의하냐고 묻자 "환골탈태에는 동의한다. 새 방안이 있으면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구본무 LG 회장도 거듭되는 하 의원의 동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날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청문회는 증언에 나선 총수들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 등 시종일관 '모르쇠' 답변을 되풀이 하고, 질문에 나선 의원들도 증인들을 윽박지르는 등의 구태가 반복되면서 새로운 증거나 사실을 밝혀내지 못해 실익은 없고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겼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김두탁기자 kd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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