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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총수 공백에 실적 악화…묘책은?


2분기 '적자 전환'…그룹 전체 경영실적도 한계 드러나

[정기수기자] SK그룹의 양대 계열사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이 정제마진 하락과 원화강세, 석유사업 부문의 부진 등이 겹치면서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 됨에 따라 그룹을 이끌어 갈 구심점의 부재로 각 계열사로 실적 악화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나마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끌어올리며 그룹 전체의 평균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매출액이 16조4천937억원, 영업손실이 503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2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2분기만에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세전이익은 97.5% 감소한 82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 "정제마진 약세와 환율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로 석유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아로마틱 제품의 시황 약세가 지속돼 화학사업 수익성마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울산·인천의 신규 PX 설비와 스페인 윤활기유 공장이 상업 생산에 돌입해 외형적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함에 따라 PX 등 화학제품 수익성도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정제마진 약세와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 반전이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윤활유사업을 하는 SK루브리컨츠와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이 수익을 올렸지만, 정유부문의 적자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사업을 하는 SK에너지의 매출은 SK이노베이션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다른 계열사들 역시 경영실적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금 창출원인 SK텔레콤은 시장 포화상태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1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마케팅비용 증가로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천480억원으로 컨센서스 6천25억원을 하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어닝 쇼크'에 해당하는 실적을 거뒀다. 영업정지 기간이 있는 2분기에는 실적 회복이 예상됐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 10월부터 시행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앞두고 마케팅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밀어붙인 최 회장의 용단으로 얻은 효자 계열사다. 당시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인수를 포기했다면 그룹 경영이 악화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업황 변동성과 대규모 시설투자가 상존해 안정적인 버팀목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으나 성장폭은 둔화됐다. 전 분기 대비로는 증가했지만 사상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환율 등 대내외 변수가 실적의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은 3조9천22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1조838억원으로 집계됐고 순이익은 6천737억원으로 28.8% 감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그룹의 중심인 총수의 공백으로 각 계열사들이 경기 부진과 실적 악화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펙스추구협의회가 그룹을 현상 유지시키는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중국 우한석유화학프로젝트, 하이닉스 인수 등 최태원 회장이 주도해 왔던 그룹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단을 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말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최 회장은 가석방 없이 형기를 다 마칠 경우 오는 2017년 1월 출소하게 된다.

최태원 회장의 그동안의 수감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아직 2년 넘게 SK그룹은 총수 공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왕의 귀환까지 남은 고난의 기간을 SK그룹이 어떤 묘수로 타개할 지 주목된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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