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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위주 가구업계, 갈길 먼 해외 현지시장 활성화


전체 매출 대비 해외법인 매출 비중 낮아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국내 가구업체들이 지난해에도 해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시디즈 등 주요 가구업체들은 수 년 전부터 중국 미국 베트남 등에 해외 법인을 차리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아직도 내수 의존도가 높은 셈이다.

한샘은 지난 1986년 미국, 1996년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에는 지난해 8월 상하이에 연면적 1만3천여㎡(약 4천평) 규모의 인테리어 직매장인 '상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B2C 사업도 개시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가구·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연간 700조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3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한샘 중국법인은 지난해 43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B2B와 B2C를 합쳐 35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샘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억원 감소하는 데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한샘은 "중국 B2C 사업 투자 및 매장 오픈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미국 법인의 매출도 2016년 304억원에서 지난해 300억원으로 답보 상태이며,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줄었다. 한샘 미국법인은 뉴저지에 생산공장을, 보스턴에 쇼룸을 두고 있다. 미국·중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736억원으로 한샘의 전체 매출 2조952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 비중이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리바트는 2006년부터 베트남에 판매·제조법인, 2012년부터는 캐나다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데 지난해 베트남에서는 매출 89억9천만원, 당기순이익 5억600만원을 기록했다. 캐나다에서는 매출 111억7천만원, 당기순이익 3억4천600만원에 그쳤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이 8천884억원, 당기순이익은 369억5천만원인 것에 비하면 역시 비중이 작다. 다만 베트남과 캐나다 법인 모두 2016년에 비해선 실적이 좋아졌다.

현대리바트는 베트남 현지 공장을 주축으로 베트남에서 10여년 간 가구 제조와 판매를 해 왔다. 이후 지난 2016년 말 현지 TV홈쇼핑 합작법인인 'VTV현대홈쇼핑'을 통해 자사 상품 판매를 시작하며 B2C에도 손을 뻗쳤다. 아직 베트남 현지에 직접 매장을 설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넥스는 베트남에 판매·제조법인을 두고 있으며 중국, 카자흐스탄에는 판매법인이 있다. 2003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에넥스는, 본래 중국에도 공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인건비 상승,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2013년 공장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올해 중국 법인은 매출액 39억9천만원에 다다랐지만 당기순손실이 4억8천400만원이다. 당기순손실폭은 2016년보다 커졌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매출액 34억6천만원, 당기순이익 4천100만원을 기록했으며 카자흐스탄 법인의 매출액도 2억4천200만원 남짓이다. 이 두 법인은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호전됐다. 에넥스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에 국내 대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가구 납품이 늘었다"며 "카자흐스탄도 현지 건설경기 활성화로 건설업체에 가구 등을 전년보다 많이 납품했다"고 말했다. 다만 에넥스는 지난해 4천345억3천만원의 전체 매출을 달성한 바 있어 이와 비교하면 해외 법인의 매출은 여전히 작은 편이다.

퍼시스그룹의 의자 브랜드인 시디즈 역시 지난 2012년 중국 업체인 오로라와 합작법인인 '진희가구유한공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곳은 중국 현지 의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오로라와는 B2B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진희가구 자체적으로는 B2C 온라인 마켓, 오프라인 마트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2014년 이후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세다. 2014년 137억3천만원에서 지난해 194억8천만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시디즈 전체 매출인 1609억원 대비 10%가 조금 넘는 비중이다. 다만 별도 법인이기 때문에 시디즈의 매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시디즈 관계자는 "매년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소폭"이라며 "뚜렷한 성장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도 있지만 절대적인 비중으로 따지면 해외 법인의 기여도가 작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업체의 경우 단순히 가구 판매뿐만 아니라 시공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현지 주거 문화 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해외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업체들도 계속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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