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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STX조선 RG 발급키로"…인력 조정은 과제로


23~24일 RG 발급 시한…이동걸 "RG 발급할 것"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에 대한 RG(선수금환급보증)를 발급해주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3일과 24일까지 각각 STX조선해양에 발급해야 할 RG발급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최종적인 결정은 내부 위원회를 통해 이뤄지지만, 현재로서는 RG발급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RG발급에 대한 분위기가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산업은행의 RG발급 심사가 길어지면서,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에 대한 RG발급을 기한 내에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RG란 조선사가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선사가 지급한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지불하겠다는 보증서다. 조선사가 이를 제때 발급받지 못할 경우 선수금이 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선사들이 수주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이 크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7월 그리스 오션골드로부터 5만1천DWT급 MR탱커(중형유조선) 2척, 국내 해운사인 삼봉해운으로부터 1만1천200DW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이들 선박에 대한 RG발급 기한은 오는 23일까지다. 지난 9월에는 그리스 판테온사로부터 5만DWT급 MR탱커 4척을 1억4천만달러에 수주했는데 이에 대한 RG발급 기한은 24일까지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옵션 포함 총 18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STX조선해양은 조속히 선수금을 지급받기 위해 산업은행에 곧바로 RG발급을 신청했으나,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경영 상태는 물론 저가 수주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RG발급을 미뤄왔다.

STX조선해양이 이들 선박에 대한 RG를 발급받지 못할 경우 수주 물량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에 STX조선해양은 그간 산업은행에 RG발급을 촉구해 왔다.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부는 지난달 30일부터 1박2일 동안 서울 상경 투쟁을 했고, 지난달 31일에는 민주당 중앙당사를 찾아 'RG발급 촉구를 위한 STX조선해양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후 STX조선해양 노조는 여의도에서 24시간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상남도 지역 사회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창원상공회의소는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산업은행 등에 오는 23일까지 STX조선해양에 대한 RG발급을 서면으로 건의했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도 지난 14일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장(부행장)을 만난 자리에서 STX조선해양의 RG발급을 간곡히 요청했다. 한 대행은 지난 15일에는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와도 만나 STX조선해양의 RG발급에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

당초 RG 발급에 부정적이었던 산업은행 분위기는 지난 16일 이후 변하기 시작했다. 16일 산업은행은 STX노조 측에 일방적인 인적 구조조정 중단을 제안했다. STX조선해양 노사는 다음날인 17일 노사확약서에 서명하고 이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확약서에는 고정비 30% 축소, 임금 동결, 쟁의행의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 구조조정 방식은 STX조선해양 노사의 협의에 따라 결정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노사가 확약서에 동의하면서 산업은행도 RG발급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0일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김성찬 자유한국당 의원 등 창원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과의 만남에서, STX조선해양이 이미 수주한 선박 11척에 대해 RG발급을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STX조선해양이 RG발급을 받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STX조선해양이 사실상 추가적인 인건비 절감에 합의함에 따라 추가 순환휴직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STX조선해양 전체 직원의 30~40%는 지난 7월부터 무급 순환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RG를 발급받으며 급한 불은 껐지만, 추가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과정에서 다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채권단이 관리를 시작한 이래 수차례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STX프랑스, STX핀란드, 고성조선해양 등 여러 계열사들을 매각하면서 자금 마련에 열을 올렸다. STX엔진, STX중공업에 대한 매각 절차도 밟는 중이다. 이와 함께 인적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그 결과 지난 2013년 2천819명이었던 직원 수는 2015년 2천502명에서 올해 3분기 기준 1천427명까지 줄었다. 5년 새 절반 수준으로 인력이 감소한 셈이다.

일단 회사 측은 인력 추가 감축보다는 무급 순환휴직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 지나치게 인원을 줄일 경우 정작 일감이 생겼을 때 선박을 건조할 인원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업계 특성상 숙련공들이 많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인력을 새로 충원할 수는 없다"며 "우선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무급 순환휴직을 시행한 후, 향후 일감이 충분히 생기면 순환휴직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사가 구조조정에는 합의했지만, 세부 사항은 노사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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