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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의 생각한움큼]결국, 답은 '사람(user)'이다


기술보다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에 주력한 기업이 돋보인 CES

[김지연기자]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북미·유럽 지역을 뒤덮은 금융위기와 깊은 경기 침체의 늪이 걱정이었지만, 그럼에도 올해 전시 기업 수는 3천100여군데, 관람객은 15만3천명으로 행사 규모가 여전히 확장세입니다.

CES는 새해의 IT 업계 트렌드와 신기술을 볼 수 있는 자리이기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로서도 놓칠 수 없는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미래형TV인 OLED TV, 차세대 노트북인 울트라북 등 다양한 화두들이 제시된 가운데, 이번 행사를 취재한 기자로서 뚜렷하게 목격한 트렌드라면, 바로 '기술 경쟁'이 뒤로 밀려났다는 겁니다.

분명히 첨단 기술이 집적된 전자제품 전시장이긴 했지만, 기술에 대한 설명을 앞세워 뽐내기보다는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다(easy to use)는 것에 초점을 둔 콘텐츠와 서비스 중심으로 전시가 이뤄졌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음성과 동작만으로 TV를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스마트TV를 선보였습니다. TV를 새로 사지 않고도 명함 크기의 카드만 간단히 꽂아 스마트TV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에볼루션 키트'도 내놨습니다. 유튜브, NBC유니버설 등과 제휴해 다양한 3D 콘텐츠를 구비하는 노력도 주목할 만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이번 TV 제품의 전시 화두를 두고 "지난해 스마트 TV가 기술에 많이 집중됐다면 올해는 사람에 많이 다가갔다"고 평하며 "사용하기 쉽게 만들고, 여러가지 앱 콘텐츠도 많아졌기 때문에 올해는 스마트TV 기능의 활용 지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 역시 '쉽고 편리함'에 방점을 두었습니다. LG전자 스마트TV의 리모컨인 매직 리모컨은 마우스처럼 포인팅하거나 휠을 이용해 선택하는 방식 외에도 특정 손동작을 인식하는 기능을 지원합니다. 음성 인식이 가능해 음성만으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삼성·LG를 포함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으로 기기간 끊김없는 콘텐츠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도 결국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를 보다 편하게 하기 위해서이지요.

일본 전자업체들의 전시 부스 내용이 몹시도 아쉬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 등은 이번 CES에서 스마트TV에 일부 소셜 서비스 관련 콘텐츠를 도입하거나 디자인을 개선한 TV를 선보였지만, 전력 소비를 최소화한 TV나 풀HD 해상도의 16배에 달하는 8K급 디스플레이, 무안경 3D TV 등 주로 이전 전시회에서 발표한 제품의 성능을 소폭 개선해 내놓는 데 그쳤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을 한바탕 휩쓸었던 애플과 구글이 TV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는 마당에 여전히 '(소비자에게)편한 TV'보다는 '(화질과 기술이)좋은 TV'에 집착하는 모습이었던 것이지요.

사실, 음성 인식이나 동작 인식 기술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를 어떤 제품에 어떤 형태로 반영할 지는 기술의 범위를 넘어선 새로운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기술을 잘 조합함으로써, 기술 자체는 뒤로 숨기면서도 이용자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 쉬우면서도 어려운 이 작업을 사람들은 '혁신'이라고 부르지요.

내년 2013년 CES에서는 또 누가 어떤 혁신을 들고 나올까요. 자못 기대가 됩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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