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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할 수 없이 입을 연 애플


"배터리 수명 늘리려 일부러 성능 낮춰"

드디어 애플이 입을 열었다. 구형 아이폰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서다.

애플은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해 아이폰6와 아이폰6s, 아이폰SE를 대상으로 배터리가 순간적으로 많은 전류를 흘려보내는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추운 환경에 있거나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노화가 진행될수록 과도한 전력 소모를 감당하지 못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기기가 부품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전원을 차단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애플은 이러한 방식으로 기기가 꺼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아이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구동 속도를 떨어뜨렸다. 기기가 느려진 건 이 때문이었다. 기기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도 내놨다.

나름대로 타당한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를 '사용자 몰래' 취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기기 구동 속도가 갑작스레 느려졌을 때 사용자들이 느낄 당혹감은 예상하지 못한 걸까.

이러한 의혹은 지난 9일 '레딧'이라는 영문 웹사이트에서 먼저 제기됐다. 이후 애플은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를 유발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버지 등 일부 외신에서는 휴대폰을 교체하기보다는 배터리를 갈아끼우는 편이 낫다는 분석도 내놨다.

제품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애플이 귀와 입을 막은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배터리 발화 사고와 배터리 스웰링(팽창) 현상이 곳곳에서 불거질 당시에도 방관에 가까운 태도를 취했다.

자사 제품을 믿고 구매한 사용자에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하려면 먼저 동의를 구해야 한다. 당연한 일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이라고 해서 모든 불편을 감내하리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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