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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자칠판이 따로 없네, 레노버 요가북


전용 펜으로 자유롭게 필기하고 HDMI 포트로 대화면 기기와 연결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의과대학 졸업을 앞둔 강신우(26)씨는 최근 학우들과의 의학공부 모임에서 레노버 '요가북'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신우씨는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 방을 개설하고, 공부모임 회원 여섯 명을 초대해 요가북으로 소규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레노버 요가북은 3대의 기기를 합쳐놓은 듯한 멀티형 노트북이다. 평소에는 노트북처럼 쓸 수 있고, 화면을 360도 뒤집어서 거꾸로 접으면 태블릿처럼 사용 가능하다. 키보드 위 펜 모양 버튼을 누르면, 키보드가 노트패드로 변신한다. 사용자는 그 위에 자유롭게 필기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요가북의 키보드에는 버튼이 하나도 없다. 대신 디지털 키보드인 사일런트 키보드가 탑재됐다. 기기 전원을 켜면 키보드처럼 생긴 터치패드가 등장한다. 타이핑을 하면 진동으로 반응이 온다. 키보드를 노트패드로 전환하고 종이를 올려놓으면, 그 위에 전용 펜으로 그린 그림을 기기에 그대로 옮겨담을 수 있다.

◆실시간 필기하고 화면 공유…강의용으로 손색없어

신우씨는 평소 공부모임을 할 때 회원들과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었다.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소도 마땅치 않았다. 카페 스터디룸을 빌리기엔 매번 음료를 사먹어야 해서 비용 부담이 있었다. 국가고시 예상문제 PDF 파일을 일일이 인쇄하는 것도 번거로웠다.

요가북으로 소규모 인터넷 방송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이를 위해 신우씨는 '드로우보드 PDF'라는 프로그램을 윈도우 스토어에서 구입했다. 회원들을 방송에 초대한 뒤, 국가고시 예상문제가 담긴 PDF파일을 열고 전용 펜으로 위에 필기를 하며 문제풀이를 진행했다.

공부모임 회원들은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남겼다. 신우씨는 한 파일에 있던 문제를 모두 푼 뒤 다른 파일을 열고 계속해서 문제를 풀었다. 이 같은 학습활동 덕분에 신우씨는 지난 6일 있었던 국가고시를 만족스럽게 치를 수 있었다.

신우씨는 "요가북을 쓰면 자료를 실시간으로 계속 바꿔가면서 자유롭게 필기하며 문제를 풀 수 있어 편리하다"며 "문제지를 하나하나 뽑아서 영상으로 찍어가면서 스터디를 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신우씨는 요가북이 향후 전자칠판과 스캐너의 일부 기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요가북을 HDMI 포트로 TV나 프로젝터 등에 연결하면 오프라인 강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면에 직접 필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프린트를 일일이 뽑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필기할 때 화면에 직접 손을 댈 필요가 없어 손날 부분으로 인한 터치 오류도 발생하지 않는다.

방향 전환이 자유로운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세로 방향으로 눕혀서 자주 쓰는 손에 따라 왼쪽·오른쪽에 필기해도 되고, 세로로 긴 A4 크기의 PDF 파일을 보기에도 용이하다.

신우씨는 "그림이나 기호가 많이 필요한 의료 차트를 손으로 자유롭게 작성하는 데 유용할 것 같다"며 "차트와 같은 의료기록물은 항상 디지털화해서 저장을 해야 하는데 이를 관리하기도 용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면 키보드 맹점, 오타 너무 많이 나

요가북을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도 적지 않았다. 키보드를 칠 때 어떤 버튼을 누르는지 감이 안 오다 보니 오타가 자주 났다. 또한 스페이스바와 터치패드가 너무 가까이 있어 커서를 움직이려고 하면 줄곧 스페이스바가 눌렸다.

신우씨는 "처음에는 버튼의 촉감이 없어서 오타가 정말 많이 났지만 이제는 적응이 돼서 조금 괜찮다"며 "터치패드는 아직까지 익숙해지지 못해서 블루투스 무선 마우스와 함께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USB 포트가 없어서 유선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았다.

키보드 특성상 문서작업 용도로 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익숙해진다 한들 물리 키보드의 정확성을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F1~F12 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왼쪽 하단의 펑션(Fn) 키를 함께 눌러야만 하는 것도 단점이다.

신우씨는 "프로그램을 종료할 때 알트(Alt)키와 F4를 함께 누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가북의 경우 F4키를 그냥 누를 경우 비행기모드가 켜진다"며 "프로그램을 끄려다가 인터넷이 돌연 끊겨버려 낭패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우씨는 이어 "요가북은 노트북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나중에 좀더 공부해서 교수가 된다면 전자칠판 대신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일부 단점만 해결한다면 강의용으로 활용하는 데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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