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태국 홍수, 전 세계 IT시장으로 '범람'


HDD부터 PC‧카메라‧스마트폰까지 부품부족 심각

[원은영기자] 태국을 강타한 초대형 홍수가 정보기술(IT) 시장까지 휩쓸어 버릴 기세다. 태국에 터를 두고 있는 각종 부품 업체들이 연이어 조업을 중단하면서 연쇄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홍수 때문에 조업 중단된 태국 공장들의 시설이 정상화되면서 공급망이 뚫리려면 최소 6~8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IT 기기 생산업체들은 당장 11월부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PC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전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생산량의 40%를 책임지고 있는 태국 공장들이 이번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때문이다. 대표적인 HDD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은 4분기 수익이 절반 이하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또 HDD를 포함한 PC 부품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서 PC제품의 가격 인상은 물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DD가격 벌써 20% 상승 …PC업계는 ‘직격탄’

HDD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태국에 홍수가 강타하면서 관련업체들의 엄청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HDD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웨스턴디지털은 이번 홍수로 인해 4분기 수익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웨스턴디지털은 현재 전체 물량의 60% 가량을 태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존 코인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홍수 피해를 입은 공장을 완전히 복구시키는데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런 판단에 따라 태국에 기반한 생산 공장을 모두 폐쇄했다. 덕분에 HDD 가격이 홍수 이전 대비 20% 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디지타임즈는 태국에 위치한 HDD 공장들의 생산 재개 시점이 무기한 미뤄지면서 당장 11월 초부터 HDD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DD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홍수 피해를 우려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컴퓨터 제조사들이 서둘러 구매에 나서 HDD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디지타임즈는 설명했다.

전세계 HDD 생산량의 70%는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 생산에 사용되며 30%는 개인 또는 기업용 외장하드에 사용된다. 때문에 PC업계에는 태국 홍수로 인한 HDD 가격 상승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게 됐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이번 홍수 여파로 디스플레이 등 컴퓨터 부품 업체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세계 4위 PC업체인 에이서는 4분기 생산량이 전 분기 대비 5~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이서가 생산량을 감축한 것은 PC용 HDD의 가격이 5~20% 상승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에이서는 지난 3분기 세계 시장의 10.6%를 점유했다.

또 에이서는 11월부터 노트북 가격에 HDD 구매 비용 증가분을 반영할 예정이다. 에이서의 JT 왕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HDD 공급 차질 때문에 전체 PC 생산 체인이 병목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는 PC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레노버와 아수스텍 등 그 밖의 다른 PC업체들도 이번 홍수 때문에 부품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빼앗긴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려했던 PC업계의 희망도 물거품이 된 셈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모건스탠리는 "내년 1분기까지 홍수 충격파를 완화하려면 부품 공급 업체들이 올 연말까지 공장을 복구하거나 생산 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한다"고 전망했다.

◆카메라‧스마트폰도 공급에 차질

태국 홍수는 메모리 디스크 뿐만 아니라 광학 카메라 렌즈 출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태국 현지 생산공장과 부품공장이 침수 피해를 입어 당초 11월 예정이었던 카메라의 출시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니콘도 홍수 발생직후 카메라 렌즈 생산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완제품 판매에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의 홍수 사태 여파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부품 수급난을 겪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핵심 부품 공급업체 상당수가 태국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국 내 공장을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하거나 태국 이외의 국가에 위치한 타 부품 생산 업체로 대체하는 데에 실패할 경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연말 성수기 시장에 물량을 제대로 공급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팀 쿡 애플 CEO는 태국에 위치한 일부 공장들의 가동이 불가능해지면서 맥북 등 PC 제품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팀 쿡 CEO가 최근 4분기 실적발표에서 이같은 내용을 언급했으며 아이폰 및 아이패드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PC용 HDD를 중심으로 태국 홍수에 따른 IT기기 관련 부품 공급 부족이 내년 4분기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부품 부족 상황이 향후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 시장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태국 홍수, 전 세계 IT시장으로 '범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