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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시장 구도 재편-상]SW전쟁 시작됐다


휴대폰 시장의 패러다임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 동안 크기나 디자인에 집중됐던 휴대폰의 경쟁 포인트가 이젠 소프트웨어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아이뉴스24는 '휴대폰 시장 구도 재편'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휴대폰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점검한다. <편집자>


애플은 지난 4월말 앱스토어 다운로드 건수가 10억 회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2008년 7월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앱스토어는 불과 9개월 여 만에 다운로드 건수 10억 회를 돌파하면서 휴대폰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앱스토어의 이례적인 성공은 휴대폰 시장이 어느 쪽을 향해 가고 있는 지를 분명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동안 하드웨어에 집중됐던 경쟁 포인트가 이젠 소프트웨어 쪽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과 성능 경쟁으로 개발 비용 부담 증가

휴대폰 시장의 경쟁 포인트는 처음에는 통화 품질에 초점이 맞춰졌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잘 터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강조점이었다. 하지만 휴대폰 단말기가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휴대폰의 디자인 경쟁은 국내 휴대폰 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은 몇 개월 단위로 고품격 디자인을 표방한 다양한 휴대폰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30~40대 직장인을 위한 고품격 비즈니스폰과 20~30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유행 지향의 특화폰 등이 모두 이러한 경쟁의 산물이다.

이 제품들은 소재와 색감을 고급화 해 기존 휴대폰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막강한 성능으로 무장한 휴대폰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제품들은 애플 아이폰 이후 대세가 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세련된 사용자 환경(UI)을 채택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기능 구현을 위해 자체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사실 성능을 강화하고 해도 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말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등이 좋아지더라도 이러한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기능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런 하드웨어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게 되면서 휴대폰 업계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휴대폰의 개발비용이 증가하고 신모델 출시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하드웨어 경쟁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아이폰 성공신화를 창조한 애플이다. 애플은 최신 제품인 아이폰 3G S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전략을 시도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전략이 살 길

애플의 아이폰 3G S는 이전 모델인 3G 아이폰의 외양을 그대로 채택하고 있다. 다만 CPU와 메모리, 카메라 기능만 조금 강화한 정도다. 아이폰 3G S가 3G 아이폰과 다른 점은 바로 소프트웨어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 3G S에 100가지 이상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기존 모델과 전혀 다른 체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단말기의 외양은 동일하지만 기능 측면에서는 신 모델에서 체험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애플의 시도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신모델 개발 전략은 개발 비용과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하드웨어 경쟁에서 나은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이폰 3G S의 출시에 맞춰 휴대폰 업계의 소프트웨어 경쟁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이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개발 전략은 기존 앱 스토어와 연계되면서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동영상 촬영 기능과 음성 제어 기능, 디지털 나침반 기능은 개발자들에 보물과 같은 기능이다. 애플 앱 스토어용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이들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능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 강화 뿐만 아니라 제3의 개발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그동안 휴대폰 업계에 많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왔다. 아이폰의 성공신화가 틈새 시장에 머물렀던 스마트폰을 주류 시장으로 불러 들였고, 앱 스토어라는 서비스 개념으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이젠 단말기 업계와 이동통신사는 콘텐츠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투어 모바일 앱 스토어를 채택하고 있다.

◆노키아-소니 등도 소프트웨어 경쟁 가세

애플 외에도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단말기 업계의 움직임은 가속화 되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는 앱 스토어 외에 플랫폼 주도권 획득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심비안 재단의 지분을 모두 확보해 저사양폰의 운영체제로 채택하는 동시에 고사양폰을 위한 마에모 운영체제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단말기 업체들도 구글의 개방형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도입함으로써 플랫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급성장 중인 스마트폰을 장악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모바일 대신 다양한 개발자 진영을 확보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소니에릭슨은 소니그룹이 보유한 콘텐츠와 앱스토어를 결합해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소니그룹은 영화와 음악, 게임 등의 콘텐츠를 휴대폰과 게임기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휴대폰 업계는 이처럼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고도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등 하드웨어 경쟁 시대 이상의 가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생태계 조성은 SW 개발 전략의 전제조건

소프트웨어 개발은 휴대폰 업체가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이나 구글이 스마트폰 업계에서 단기간내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도 우호적인 개발자 진영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막강한 콘텐츠를 공급받고 있으며,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와 단말기를 공급받고 있다.

따라서 휴대폰 업계는 소프트웨어 경쟁에 나서기 앞서 개발자 진영 확보 전략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개발자 진영을 확보한 휴대폰 업체만이 향후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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