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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패러다임이 바뀐다 -하] 영화


 

영화유통이 변하고 있다.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 반드시 극장이나 비디오가게를 가야한다는 공식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인터넷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네티즌이 늘어나면서 필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극장에서 상영되던 영화가 디지털 콘텐츠로 변신, 인터넷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통신업체들과 인터넷업체들은 영화를 엔터테인먼트분야 최고의 킬러 콘텐츠로 지목하고 이를 실어나를 초고속통신망과 솔루션에 경쟁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인터넷영화 서비스는 극장을 대체하기 보다 또 하나의 영화채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물론 와레즈 사이트가 범람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제작사들에게 인터넷은 달갑지 않은 존재로 비쳐진다. 하지만 영화사들도 극장을 통해 기존의 수익을 그대로 확보하면서 새로운 채널을 잡는다는 점에서 인터넷영화를 점차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터넷영화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월 매출은 4억원 정도. 검색 사이트 및 포털업체들의 VOD의 월매출은 2억∼3억원 수준이다. 서비스 초기단계라 인터넷영화의 매출은 기존의 영화 매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

한 게임포털의 사장은 "와레즈의 범람함으로써 인터넷 영화의 전망은 극히 어두웠던 게 사실이지만 초기 매출이 꾸준히 발생한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업체들은 각 가정마다 홈씨어터시스템(HTS)이 마련되고 이게 컴퓨터를 통해 제공될 경우 인터넷영화 서비스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영화업체, 인터넷 불법복제에 고민

지난 3월 25일 서울 충무로에서 열린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폭스비젼 2003' 발표회장.

이날 행사장에서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4월 30일 개봉된 SF영화 '엑스맨2'를 포함 올해 출시예정인 15편의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영화 저작권 침해방안'을 발표했다.

폭스코리아는 "불법소프트웨어로 인해 지금까지 총 40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매일 10편의 작품들이 저작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불법 SW침해로 6억4천2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면서 "특히 초고속인터넷망이 널리 보급된 한국에서 불법 침해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협조 ▲소비자에게 불법복제물을 보는 것도 불법행위임을 홍보하는 것 ▲영화 프린트물을 안정하게 보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영화, 비디오 등 동영상물은 데이터용량이 크며 PC로 볼 때 일반 극장용 화질에 비해 선명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와레즈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DVD급의 영화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타고 급속하게 퍼져나가자 영화업체들은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영상협회는 최근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영상물을 온라인상에서 유료로 제공한 P2P 사이트인 엔유닷컴(www.enyou.com)과 온파일(www.onfile.com)에 손해배상 청구 및 형사고발 등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영상협회의 장윤환 기획부장은 "앤유닷컴과 온파일이 제공하고 있는 웹폴더 등 시스템적 부분에 대한 저작권 접근이 아니라, 이들이 이용자들로부터 매달 수수료를 받고서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 인터넷영화, 하나의 영화채널로 등장

인터넷영화가 국내에 상용화된 시기는 98년경. 초기에 인터넷업체들은 영화를 주 수익원으로 기대하며 인터넷영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위해 영화배급사에게 일정 수익을 분배하겠다며 영화판권을 획득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유는 영화의 품질이 형편없었기 때문. 서버에서 PC로 전달하면서 스트리밍 영화를 제공하자니 초고속 인터넷망이 받쳐주지 않았다. 서비스의 품질이 현격하게 떨어지자 고객들이 등을 돌리게 됐다.

영화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영화 데이터를 PC에 저장한 다음 재생하는 서비스의 경우 고객들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겼다. 게다가 복제의 위험성이 높아 인터넷업체들이 꺼리는 수단중 하나였다.

기술적인 지원도 미흡했지만 성인물을 제외한 인터넷영화의 상당수가 이미 비디오로 발매된 이후의 '철지난' 작품이라 고객들 입장에서는 사실 돈을 내면서까지 볼만한 영화도 드물었다.

이렇게 영화스크린을 컴퓨터 모니터로 옮기려던 초기 VOD 서비스는 실패했다.

2002년부터 메트로이더넷, VDSL 등 초고속인터넷망이 한단계 진화하면서 영화의 품질이 많이 향상됐다. 이번에는 와레즈가 걸림돌로 등장했다.

영화 상영에 앞서 다수의 작품들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불법 유포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해외 영화개봉일이 국내보다 빨라 해외에서 상영된 영화의 파일이 국내에 미리 유포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이 과정에 인터넷영화를 관람하는 인구가 크게 증가했으며 PC사양의 고급화에 힘입어 인터넷영화 서비스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인터넷영화의 매출이 만만찮에 늘어나면서 이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마들렌' 등 일부 영화들은 비디오발매에 앞서 인터넷영화로 미리 선보일 정도로 영화사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유선 인터넷을 넘어 무선 인터넷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별'은 5분짜리 4부작의 휴대폰 영화로 등장했다. 휴대폰 영화 외에 메이킹 필름, NG장면, 주연배우 인터뷰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들어 휴대폰을 통해 영화 예고편 동영상이 유료 서비스로 제공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영화의 영역파괴의 바람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시리즈 끝>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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