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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패러다임이 바뀐다 -중] 게임


 

PC게임의 메카인 용산전자상가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게임유통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게임시장의 중심이 PC게임에서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움직이고 있다. CD중심의 오프라인 유통에서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유통으로 변화가 일어난 것.

지난해부터 PC게임 유통업체들이 적자를 면하기 힘든 가운데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도 국내 게임시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게임시장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은 인터넷에 범람한 와레즈 사이트와 불법 게임CD를 양산한 CD-RW의 보급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게임업체들에겐 게임의 불법복제 및 유통 등 저작권 침해가 주적인 셈이다.

PC게임업체들은 용산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 기존 유통망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신유통망 개척과 상품개발 등 과감한 시도에 나섰다.

◆ PC게임시장은 아직도 한겨울

용산전자상가내 게임매장에서 PC게임 패키지를 쌓아놓고 줄서는 구매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풍경을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 용산전자상가 PC게임 매장은 상당수 비디오게임 매장으로 전업하거나 문을 닫으면서 사상 최대의 불황을 맞이하고 있다.

할인점 및 백화점에서도 PC게임 매출이 당초 기대치에 밑돌고 있다.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특수를 제외하곤 구입물량도 크게 줄었다. 매장마다 비축해둔 PC게임의 수는 고작 5개 정도에 머물고 있다.

PC게임 타이틀이 점차 대작화되면서 작품수준도 눈에 띄게 향상됐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PC게임 시장을 포기하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작품 투자비용에 따라 다르지만 PC게임의 흥행지수는 국내 작품일 경우 3만장을 넘으면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경우 초기에 판매되는 물량이 1만장은 넘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PC게임의 초도물량은 3천장을 넘기기도 빠듯할 정도로 경색됐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2001년을 기점으로 PC게임 시장이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했다. 비디오와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PC게임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각 분야별 게임시장 전망 (출처:한국게임산업개발원, 단위 :억원)

구분 2001년 2002년 (추정) 2003년 (전망)
온라인게임 2,682 4,425 5,531
비디오게임 162 1,540 2,464
모바일게임 358 1,002 2,505
PC게임 1,939 1,650 1,490
아케이드게임 5,060 4,048 3,643
PC방 12,014 14,416 16,578
게임장 8,302 7,057 6,704
복합유통업소 - - 2,328
총합계 30,516 34,138 41,243

◆ PC게임 불황의 주범은 해킹과 와레즈

PC게임의 성장세가 둔화된 원인으로는 불법 복제를 꼽고 있다. 해킹과 와레즈가 판치면서 시장을 급격히 갉아먹고 있기 때문.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은 지난 2월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주문형 게임서비스인 '큐브'(Q.U.V.E.)를 선보이면서 미국 렐릭사가 개발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임파서블 크리쳐스'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미국에서는 PC패키지로만 판매되지만 한국에서는 큐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만 유통된다. 온라인게임만 선보였던 넥슨이 PC게임시장에도 진입하려는 색다른 시도인 셈이다.

넥슨은 이 게임을 선보임으로써 무분별한 해킹을 차단하는 한편, PC패키지의 새로운 유통망을 실험하려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지만 아직 흥행의 성공여부를 점치기는 이르다.

이날 넥슨의 정상원 사장은 "이미 국내 출시에 앞서 미국 와레즈 사이트에 이 게임의 파일이 등장했고 국내 시장 진입도 초읽기"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게임업체 손노리가 2001년 9월에 출시한 '화이트데이'는 판매량이 5천장을 넘는 수준에 그쳤다.

여학교를 소재로 한 공포물이라는 점에서 게임기획력은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가야금을 배경음악으로 한 참신성이 눈에 띄었지만 판매량은 저조했다.

하지만 손노리가 선보인 '화이트데이'의 패치 다운로드는 무려 10만여건이 넘었다. 작품성 부족으로 적게 팔린 게 아니라, 와레즈가 범람함으로써 큰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92년부터 PC게임 삼국지를 유통해온 비스코는 오랜기간 와레즈로 골치를 앓았던 대표적인 업체.

아무리 훌륭한 보안장치를 걸어놓아도 해커들에 의해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삼국지는 네트워크를 통해 서버로부터 인증을 받지 않으므로 비스코의 피해는 더욱 커졌다.

비스코의 이선정씨는 "게임 서버를 통해 여러 사람들이 즐기는 멀티플레이의 경우 이용자의 수가 판매량의 10배에 이르며 게임과 이용자들간 게임을 즐기는 싱글플레이의 경우 판매량이 50배에 이른다"면서 와레즈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결국 비스코는 아동용 게임을 중심으로 한 달에 2개의 게임을 출시하던 걸 한 달에 한 개로 줄였다.

◆ PC게임 시장의 다양한 시도

PC게임의 유통구조도 변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PC게임이 온라인게임으로 변하는 게 가장 대표적인 추세다.

PC게임개발사 중의 상당수가 제2의 '리니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온라인게임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업체간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게임업체들은 10여년간 자리잡아온 유통시장을 고수하면서 다양한 파생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작은 5월 23일 개봉예정인 영화 '매트릭스2'를 소재로 한 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 이 작품은 게임내 1시간 가량의 동영상을 삽입함으로써 영화와 게임이라는 두 가지 장르를 모두 노렸다.

PC게임의 경우 시디가 무려 6장이다. CD 한장당 650MB이므로 이 게임의 용량은 4GB 정도. 초고속 인터넷으로 주고받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용량이다. 게임을 개발한 인포그램즈는 게임의 용량을 늘림으로써 와레즈 유통차단을 시도했다.

PC게임은 주 고객층이 게임에 능숙하므로 대부분 게임들이 이용자들에 의해 보안장치들이 모두 해제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게임업체들은 10대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주요 게임고객층을 다른 연령대로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게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게임들. 비스코가 유통한 스위키랜드, 위자드소프트의 '코코룩', '써니하우스', 손오공의 '실바니아 패밀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 게임들은 와레즈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아예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게임 콘텐츠외에 가방, 문방용품 등 다양한 상품과 결합해가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넥슨과 케이비케이는 주문형게임서비스(GOD)를 개시, PC게임의 온라인유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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