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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성희 교수 "韓 e스포츠, 성장과 퇴보 기로"
"여가로서 게임문화 조성 필요…e스포츠, 스포츠 미래될 것"
2018년 08월 08일 오후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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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한국 e스포츠 산업은 현재 지속적 성장과 퇴보의 향방을 결정지을 변곡점에 놓여 있다."

전 e스포츠 종목 선정위원장이자 현재 e스포츠 명예의 전당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교수는 아이뉴스24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이 종주국인 e스포츠가 발전을 거듭,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성장했으나 이제 내실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박성희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 e스포츠는 특정 종목의 폭발적 인기와 높은 미디어 가치에 힘입어 성장해왔다"며 "아시안게임 종목 선정 등과 같은 메가 이벤트가 발생하게 되면 단기간에 높은 관심과 노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적어도 미디어가 '주'가 된 관람 산업은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통상 10년 주기의 게임 종목 라이프 사이클을 감안할 때, 미디어 관람 위주의 성장 전략으로는 한국 e스포츠의 지속적 성장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e스포츠의 태동이 밑바닥, 길거리, PC방이듯, 게임을 여가이자 문화로 건전하게 즐기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규제 보다 건전한 여가 문화 및 가족 문화로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설과 시스템, 사회적 여건, 분위기 조성 등에 힘써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e스포츠의 본질은 결국 게임인데, e스포츠 종사자들은 게임과 e스포츠는 다르다는 편견이 있다"며 "이러다 보니 소위 풀뿌리(grass roots)라 불리는 e스포츠 소비자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이들이 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문화나 시스템을 만드는데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도 소위 피라미드 형 '스포츠 개발모델'에서 매우 떨어져 있는 상황으로, 아래로부터 태동된 e스포츠마저 현재 일반 엘리트스포츠의 발전 과정을 답습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단순 국산 종목 육성 안 돼…개발 단계부터 지분 확보해야"

한국 e스포츠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 및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국산 e스포츠 종목의 육성이 필요하지만, 단순 국산 게임 개발 등은 해결책인 못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산 게임이 메가 히트해도, e스포츠화되고 이벤트화 된다면 결국 지식재산권(IP)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국 게임사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그는 "정부 지원도 단순 스타트업 게임 업체 지원이나 기존 게임사 지원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한국e스포츠협회(Kespa)·국제e스포츠연맹(IeSF) 등의 자회사 또는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 등을 만들어 게임 개발 단계에서부터 유무형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확보된 지분 등은 향후 선수들의 은퇴 이후 아카데미 설립이나 e스포츠를 통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 다양한 공익적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아울러 그는 "정부 주무부서도 고민해봐야 한다"며 "실제로 글로벌 스포츠 무대에서의 활동영역은 2차관 산하인데, 현재 주무부서는 1차관 산하 게임 관련 부서"라고 지적했다. 시너지와 효율성, 효과성 등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주무부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스포츠, 스포츠의 미래될 것"

박 교수는 e스포츠의 스포츠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e스포츠를 '단순 규칙과 경쟁이 있는 게임 활동'에서 무한한 확장과 연장이 가능한 '온라인화'된 매개체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통적 신체활동에 기초한 스포츠가 온라인을 만나 e스포츠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e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역으로 e스포츠 역시 게임 안의 데이터 공간에서 빠져나와 물리적 공간에서 구현되고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게임이 아닌 '전자적으로 매개된 스포츠 콘텐츠(electronically-mediated sport contents)'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e스포츠에서 게임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

그는 "e스포츠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역설적으로 '탈 온라인화'와 '탈 게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게임에서 실제 물리적 스포츠 경기장과 시설로, 게임 활동에서 신체활동의 연장으로 발전해야 하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도입과 발전 등은 이를 위한 파편적 증거들이자 매개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자동차의 미래는 무인자동차이고, 인터넷의 미래는 IoT에 기반한 인공지능(AI)이며, 스포츠의 미래는 e스포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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