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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강국 우리가 이끈다]⑤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 과학화로 세계 전통의학 주도

질병의 표면적인 치료보다 원인 진단에 집중하는 한의학은 우리나라 고유의 의료분야 자산.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우리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과학화, 표준화함으로써 세계인들에게도 적용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의학이 포함된 전통의학 시장은 현재 2천1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EU 등에서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쟁탈전을 벌이는 중이다.

지난 10여년 간 한국도 한국한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진단, 침구, 한약, 인프라 등에서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한 기초이론과 임상연구와 함께 기술개발의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의학연은 앞으로 체질의약과 한약기전을 중심으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진단 및 한약, 침구경락 등의 표준화와 정보화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새로운 한의학 패러다임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상의학, 세계 속에 '우뚝'…이제마 프로젝트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대표 연구 사업은 조선 후기 의학자인 동무 이제마 선생이 창안한 사상의학을 과학적으로 확립하려는 '이제마 프로젝트'다.

사상의학은 인체의 생리와 병리를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치료방법 및 생활관리 지침을 제시함으로써 사람마다의 차이를 인정한 맞춤의학.

이 같은 사상의학을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뛰어넘는 새로운 의학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이제마 프로젝트의 목표다.

한의학연 이제마 프로젝트 사업 책임자 김종열 박사는 "10여 년 전부터 사상처방을 쓰는 비율이 급격히 늘어 전체 한의사 처방 중 25% 정도"라며 "체질만 잘 알면 치료 효과가 높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체질의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으려면 체질적 차이에 관한 명확한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의학연은 다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사상체질의학에서도 체질이 확실히 판별된 사람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임상증례를 수집해 체질별로 그 유전적 특성을 알아보고 체질진단에 도움을 주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즉, 사상체질 정보은행 구축사업, 사상체질 생물학적 특성연구, 사상체질 진단기기 개발이 주요과제다.

현재 한의학연에서는 사상체질 전문가 혹은 전문의가 있는 체질임상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체질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작년에는 한의과대학, 한방병원 4곳, 한의원 1곳을 통해 체질임상 증거사례를 수집했다면, 올해는 그 수집기관을 11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 결과 체질정보은행에는 체질이 정확하게 판단된 사람의 체질정보가 대략 500여건 이상 구축돼있다. 구축정보로는 체형, 사진, 음성, 성격, 병증, 질병력, 약리반응, 전문가 의견과 생물학적 혈액검사 자료, DNA자료 등이 포함됐다.

김종열 박사는 "오는 8월이면 체질정보가 1천여 건이 넘게 구축돼 유전자 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다"며 "한의학적 체질정보를 바탕으로 생물학적 체질 유전자 발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외국인에게 사상의학을 적용하기위해 내년 말부터 동북아 체질유전자 연구를 시작하고 미주지역까지 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의학연은 또 체질이 유전된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4대 9남매 62가구 161명에 이르는 청주한씨 대가계를 대상으로 각종 체질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생명공학연구원, 서울대와 함께 체질의 유전성을 규명하고 체질관련 유전자 발굴연구를 진행중이다.

한의학연 관계자는 "이는 한의학 분야에서 체질 유전경향을 살펴보려는 최초의 시도"라며 "체질진단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3명의 사상체질 전문가가 각기 진단하고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단중"이라고 설명했다.

객관적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각종 진단기기도 기본 알고리즘은 대부분 개발되고 상용화를 과제로 남겨둔 상태다.

김종열 박사는 "현재 세계5개국에서 10개의 제품이 출시됐지만, 한의학연구원이 개발한 지능형 맥진기는 한의사가 손가락을 움직이듯 압력을 가해 맥을 정확히 진단해낸다"고 설명했다.

이제마 프로젝트는 앞으로 환자의 체질적 약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위해 '예방→경고→치료'라는 3단계의 전주기적 건강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2012년까지 체질유전자를 밝히고 2015년경 바이오칩 등 유비쿼터스 체질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며 2018년 후 체질맞춤신약 등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 94년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소로 문을 열었다. 97년에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승격됐으며 99년엔 정부 출연연구기관법에 따라 산업기술연구회로 이관됐다. 지난 2004년엔 서울 청담동에서 대덕연구단지(현 대덕특구)로 이전했고 2006년엔 기초기술연구회로 소속을 변경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 세계화를 수행하는 연구기관으로 한의학 관련 기반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의학 이론의 과학화, 한방진단 및 치료기술, 침구경락의 표준화, 한약의 규격화 및 한약제제 개발이 주요업무다. 공공지원 기능으로 한약의 안전성 검사와 인증서비스, 한의학술정보서비스와 한방 정책수립 등도 수행한다.

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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