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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빠진 크롬캐스트, 영향력은?


티빙서 지상파 빠지고 푹 제휴도 미지수…"영향력 당분간 미미할 듯"

[백나영기자]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서도 다양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구글의 크롬캐스트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티빙·호핀 등 인터넷방송서비스(OTT, Over the top) 서비스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달리 저가로 형성된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 크롬캐스트가 유료방송시장을 잠식시킬 수 있을지, 지상파의 콘텐츠가 빠진 상태에서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초점이 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14일 스마트기기에서 보던 동영상을 TV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하는 '크롬 캐스트'를 선보였다. USB 보다 약간 큰 크기의 동글을 TV의 HDMI단자에 연결하면 와이파이 망을 통해 모바일, 태블릿 등 작은 화면에서 보던 영상을 큰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일종의 선이 없는 작은 셋톱박스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크롬캐스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동영상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에 저장된 동영상을 TV화면으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올려진 스트리밍 동영상이나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크롬캐스트와 제휴를 맺은 OTT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CJ헬로비전의 '티빙'과 SK플래닛의 '호핀'과 손을 잡았다.

크롬캐스트는 미국에서 넷플릭스, HBO GO, 훌루 플러스 등과 손을 잡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넷플릭스는 미국 케이블TV사업자 1, 2위인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가입자 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5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OTT서비스가 유료방송시장을 잠식한 것이다.

미국에서 크롬캐스트와 OTT서비스가 이와 같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유료방송서비스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10만원 이상의 고가 유료방송 서비스 대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OTT 서비스를 선택한 것.

하지만 저가로 형성된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크롬캐스트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서비스의 가격은 매우 낮게 책정돼 있고,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무료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크롬캐스트를 통해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크롬캐스트 비용은 물론, OTT서비스에 매달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티빙은 실시간 방송 이용권은 한 달에 4천900원(정기결제 2천900원), VOD 비용은 별도로 결제해야 한다. VOD만 제공하는 호핀에서도 별도의 VOD 비용을 지불하거나 정액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업계관계자는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케이블 방송보다 3~4배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가입자를 빠르게 흡수하며 '코드 커팅(cord cutting)' 현상을 촉발하고 있다"며 "국내 유료방송서비스 가격이 미국 시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OTT 서비스가 기존 유료방송을 코드커팅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상파의 콘텐츠가 빠진 상태에서는 그 영향력이 더욱 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PC, 모바일, 태블릿 등에서 티빙을 이용할 경우 지상파의 콘텐츠가 제공되지만, 크롬캐스트에서는 저작권의 문제로 제외된다. 호핀에서는 크롬캐스트를 통해 지상파 VOD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저작권의 문제로 지상파와 재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상파의 실시간 방송과 VOD를 제공하는 OTT 서비스 '푹' 역시 아직 크롬캐스트와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 푹은 현재 TV와 PC·태블릿·모바일 상품의 가격을 별도로 책정하고 있는데, 크롬캐스트를 통할 경우 모든 디바이스에서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제휴를 고민하고 있다.

푹 관계자는 "현재는 지역방송 권역 문제도 있고, 시장규모가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크롬캐스트와 제휴를 맺게 되면 가격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케이블방송사들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상파와 지상파 계열 채널의 시청점유율이 60%대에 달하는 등 시청자들의 지상파 콘텐츠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지상파 채널이 빠진 OTT 서비스들이 얼마나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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