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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레드, 아시아 '최초' 한국에 출시한 이유


K팝 등 한류 콘텐츠 주목…모바일 강세 상징적 의미

[성상훈기자] 광고 없는 동영상, 오리지널 콘텐츠, 음원 큐레이션(유튜브 뮤직) 등을 무기로 한 '유튜브 레드'가 지난 6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유튜브 레드는 세계에서는 다섯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이같은 배경에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콘텐츠 시장의 성장, K팝 콘텐츠의 글로벌화, 모바일 동영상 시청 인구의 성장 잠재력이 기저에 깔려있다.

'유튜브레드'는 사실상 패키지 상품이다. 광고없는 동영상 서비스와 구글 플레이 뮤직이 하나로 합쳐져 있고 여기에 유튜브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키즈 포함)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음악 동영상을 오디오로 재생해주는 '유튜브 뮤직'이 포함돼 있다.

한국에서는 유튜브 키즈와 구글 뮤직이 빠졌다. 그래서 가격도 글로벌 시장 가격(9.99달러)대비 30% 저렴하다. 원화로는 월 7천900원이다.

구글은 유튜브 키즈와 구글 뮤직도 추후 서비스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언제 서비스가 보완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유튜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국내 콘텐츠 제작사와 MCN 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실제 콘텐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유튜브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국내 MCN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튜브의 장점은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인데 유튜브 레드는 유료 구독자만 볼 수 있다보니 바이럴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유튜브의 장점을 오히려 희석시킬 수 있다는 것.

기존 유튜브의 광고 수익이 빠지는 만큼을 유튜브 레드 사용료로 대체 하지만 시청자(사용자) 입장에서는 오리지널을 보지 않아도 이미 다양한 채널이 존재하기에 유튜브 오리지널이 사용자들에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처럼 영화나 드라마 위주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다수 포함되는 것도 아니다.

아담 스미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은 향후 영화나 드라마같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도 투자할 의향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1년간 해외 유튜브 레드에 포함된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영화나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적다.

김조한 넥스트미디어 연구소장은 "유튜브 채널의 장점은 '라이브'가 나오면서 더욱 레드에 집중할 수 없는 형태로 가고 있다"며 "최근 전세계 1위 크리에이터 퓨디파이 조차도 유튜브 레드가 생각보다 금전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정도라서 레드에 집중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유튜브 강국 일본 제치고 시작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는 아시아 최대 유튜브 강국은 한국보다 일본을 먼저 꼽는다.

시장조사기업 컴스코어에 따르면 일본 유튜브 유동인구는 지난 4월 기준 월활성이용자수(MAU) 4천296만9천명 수준이며 1인당 월 평균 체류시간은 138분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육박하는 규모다.

국내 유튜브 MAU 지표는 유튜브측에서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대략 2천만명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 최대 MCN 사업자 움(UUUM)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유튜브 시장은 '재생 횟수'만 해도 미국, 영국,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다. 한국은 일본의 81% 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MCN 시장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의 수도 많다.

유튜브는 LA, 뉴욕, 상파울루, 베를린, 뭄바이, 파리, 토론토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활동을 돕는 '유튜브 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 도쿄에 유튜브 스페이스가 있다.

그만큼 유튜브 전체 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위치는 상당히 크다. 일본 현지에서도 유튜브 레드 출시를 기대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럼에도 구글이 한국에 먼저 출시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한류 콘텐츠의 힘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 이유 중 하나로 K팝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꼽는다. 한국에서 유튜브를 이야기할때 K팝에 대해서 논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음악' 장르가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 한국의 첫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도 K팝 아이돌 '빅뱅'이 출연한다.

유튜브 전세계 1위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동영상은 27억뷰를 기록하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싸이의 공식 계정 '오피셜싸이(Officialplsy)'는 우리나라 1위 유튜브 채널이기도 하다. 구독자 수는 946만명에 달한다.

기타신동 정성하도 마찬가지. 우리나라에서 톱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꼽자면 대도서관, 양띵, 악어 등이 거론되지만 정성하는 '개인'으로는 대한민국 최다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구독자 수는 425만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톱 10 유튜브 채널은 1위부터 10위까지가 전부 '음악' 채널이다. 이는 전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일본만해도 키즈, 엔터테인먼트, 푸드 등이 다양하게 분포돼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또 하나 유심히 봐야할 점은 '해외 트래픽'이다. 일본의 경우 유튜브 트래픽이 세계 5위권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자국 비율이 높다. 한국의 경우 K팝 트래픽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유튜브 상위 채널을 살펴보면 유동인구가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유입인구가 일본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도 이때문이다.

아담 스미스 부사장은 "한국은 음악과 유튜브를 사랑하는 국가이고 그런점 때문에 유튜브가 제공하는 서비스 이상의 것을 한국팬들에게 제공해야 할 시점"이라며 "유튜브는 한국의 아티스트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강국, 상징적 의미

한국 시장은 '음악'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유튜브 레드에 포함된 유튜브 뮤직은 유료 서비스 결제 유도를 위한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모든 음악 관련 동영상을 모아 오디오로 재생할 수 있으며 취향에 따른 추천(큐레이션)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유튜브 뮤직은 구글 플레이 뮤직이 포함돼있지 않음에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만으로도 국내 음원을 커버한다.

연속 재생을 위한 곡 모음은 사용자들이 직접 유튜브에 업로드한다. 국내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교하면 아직 음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다소 수동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국내 음원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 과거 밀크, 비트 등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했을때도 유료 음원 서비스 인구의 이동은 거의 없었다.

이동통신사 요금제와 연동된 혜택이 큰 이유도 있지만 국내 모바일 인구는 앱 이용 패턴변화가 크지 않은 이유도 있다.

그러나 무료 음원을 고집하는 사용자 층에도 유튜브를 자주 접하는 사용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 세대, 동영상 시청을 즐기는 사용자 등으로 좁혀지면 유튜브 레드를 유료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시 말해 유튜브레드로 인해 유료 음원 결제 인구층이 이전대비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유튜브 키즈 영상이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놀이 수단이라는 것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이전에는 데이터 트래픽의 부담이 있었지만 유튜브 레드는 '다운로드' 라는 무기로 이를 극복했다.

또한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자주 접했던 사용자라면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튜브 뮤직에서 처음 앱을 열었을때부터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준다.

이를 모두 종합하면 기존에 무료로 음원을 듣거나 전혀 듣지 않았던 사용자층에게는 유료로 진입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의 스마트폰 인구는 4천만명 이상이지만 유료 음원 서비스 사용자는 60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동기부여만 있다면 유료로 진입할 수 있는 잠재적인 수요층이 차고 넘치는 셈이다.

특히 한국에서 모바일로 유튜브를 접하는 비중은 80% 이상. 전세계 평균치인 75%를 상회한다. 한국 유튜브 시장의 성장률도 매년 6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 역시 전세계 평균치인 50%를 크게 뛰어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모바일 유튜브 시청시간이 PC를 뛰어넘은 첫번째 국가"라며 "이같은 '상징성'은 유튜브 입장에서 의미하는 바가 컸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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