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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도들, 모바일쿠폰 사업에 뛰어들다


브로컬리마켓, 모바일 쿠폰 '브로컬리' 4월 중순 출시

[민혜정기자] 기프티콘이나 기프티쇼와 같은 모바일쿠폰을 친구에게 선물하는 일이 익숙해지고 있다.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선물 구매에서부터 결제, 쿠폰 전송까지 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모바일 쿠폰의 장점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의 모바일 쿠폰 매출은 2010년 594억원, 2011년 945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1천3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SK텔레콤은 자회사 SK플래닛을 통해 기프티콘을, KT는 자회사 KT엠하우스가 기프티쇼를, LG유플러스는 기프트유를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 쿠폰 시장 규모는 이렇게 커졌지만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도 있다. 이통 3사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모바일 쿠폰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제과, 커피, 의류 등 프렌차이즈 업체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브로컬리, 오프라인과 온라인 연계한 서비스

브로컬리 마켓은 '골리앗'들이 장악한 모바일 쿠폰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벤처다. 이들은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쿠폰 '브로컬리'를 만들었다. '브로컬리'에는 우리 동네에서 유명한 떡볶이집, 커피가게의 쿠폰을 판매한다. 모바일 쿠폰 매출의 10%~15%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것을 수익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과연 이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는 파리바게트나 스타벅스 쿠폰 대신, '이문동' 분식집의 쿠폰을 환영할까?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 없이 브로컬리 마켓 앱만으로 이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을까? 4월 중순 브로컬리 출시를 앞둔 조정호(28), 김동규 사장(30)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김동규 사장은 "앱 시장은 포화가 돼 있다고 생각했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현재 브로컬리에는 음식점과 커피숍 등 130여개의 업체가 입점해있다.

"특정 지역에서만 판매되는 상품을 서비스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봐요. 예를 들어 대학생들은 대학가 주변의 맛집 쿠폰이 유용하죠. 소상공인을 도와드릴 수 있다는 긍정적 취지도 있고요. 또 '브로컬리기프트카드'라고 하는 금액형 쿠폰도 준비중이에요. 이 카드가 있으면 정해진 금액만큼 브로컬리에 가맹된 업체들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거죠."

조정호 사장은 "브로컬리를 이용하면 차별화된 선물을 할 수 있다"며 "그 지역에 파는 맛집 쿠폰을 선물한다면 차별화된 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쿠폰의 경우 판매 이후의 서비스도 중요하다. 대부분 모바일 쿠폰 업체들은 고객센터를 운영해 환불이나 쿠폰 이용 기간 연장 등의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벤처기업 규모에선 어려운 부분일 수 있다.

김동규 사장은 "공정거래위가 권고하는 이용약관을 준수할 것"이라며 "언제든지 고객의 문의를 받을 수 있는 고객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벤처로 뛰어든 것, 후회하지 않아"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 같다는 질문에도 조정호 사장과 김동규 사장은 시종일관 당당했다. 이들은 스타트업에 뛰어들 때부터 '될 것 같나', '할 수 있겠냐' 같은 시선을 견뎌왔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05학번 동기다. 2010년까지도 신림동 고시촌에서 고시공부를 했다. 공학도 출신이 즐비한 벤처시장에 법학도들이 관심을 관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조정호 사장이 입을 열었다.

"2010년 겨울에 고시촌을 떠났어요. 답답했어요. 아직 나이도 젊은데 나만의 아이디어가 구현된 서비스를 하고 싶었거든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던 형(김동규 사장)을 만나서 사업을 시작하려는데 부모님은 이렇게 살거면 연락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지금이야 제가 간절히 원하는 일이다 보니 지지해주시지만요."

김동규 사장은 순탄치 못했던 사업 여정을 들려줬다.

"패기만 잃지 않으면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어요. 처음에는 정호와 버스를 전세내서 분당에서 강남을 오가는 셔틀버스 사업을 할까했어요. 분당에서 강남까지 출퇴근 인구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법률적으로 저희 사업체가 운송업에 등록돼 있지 않으면 안되더라고요. 도장을 찍는 쿠폰을 모바일로 옮겨볼까 했는데 이것도 잘 되지 않았구요. 여기저기 부딪히는데 2년이나 걸렸어요."

조정호 사장은 영업과정에서 고충을 털어놨다.

"막상 상점에 찾아가면 (점주들이)소셜커머스 영원사업이 왔다며 반감이 컸어요. 소셜커머스가 반값이다 원가판매다해서 상품을 턱 없는 가격에 파는 경우가 많았다고해요. 저희 사업을 설명하면 처음엔 카카오톡 선물하기인줄 아세요. 더 찬찬히 '브로컬리'를 소개하면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시죠. 한 여름에 음료수까지 건네며 제 사연을 들어주신 어르신도 있었죠. 저희는 할인에 지향점을 맞춘 서비스가 되진 않을 거예요.

브로컬리마켓은 올해 이용자 10만명, 연매출 1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벤처의 앞날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이들은 혹시 성공한 변호사나 검사가 된 친구들이 부럽지는 않을까.

조정호, 김동규 사장은 "아직까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법조인이 된 친구들이 부럽진 않다"고 말한다. 그들의 마지막 말은 이랬다. "아직 우린 젊으니까요."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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