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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전설 노정석 "위대한 성공의 적은 작은 성공"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사장 "기술로 오프라인 혁신할 것"

[민혜정기자] 벤처 업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노정석 아블라컴퍼니의 사장(38)의 이력은 '전설'답게 평범치 않다. 카이스트 재학시절엔 포항공대생과 해킹 전쟁을 주도하다 구금된 '전설의 해커'였다. 대학 때 만난 '컴퓨터'가 화근이었다.

그러나 컴퓨터와 조우는 노정석 사장을 3번이나 회사를 세우고 성공과 실패를 넘나든 벤처 기업가로 만들었다. 노 사장이 창업한 회사 중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구글에 매각된 태터앤컴퍼니도 있고 2000년대 초반 빅데이터를 논하다 실패한 보안회사 젠터스도 있다.

'문제아'였던 대학생 해커는 16년동안 벤처업계에 몸담으며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의지를 갖고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어른이 됐다.

노정석 사장은 이제 기술 기반의 서비스로 오프라인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선에 서 있다. 그는 "위대한 성공의 적은 작은 성공"이라며 새로운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전설의 해커, 벤처 기업가로 변신

노정석 사장이 "부모님이 보여주지 않은 세상"을 경험한 건 해킹 사건때문에 가게 된 감옥에서였다. 포항공대의 학내 전상망을 해킹한 '문제아' 노정석은 자신이 보던 세상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재미로 했던 일인데 감옥까지 가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때 알게 됐죠. 내가 '부모님이 보여주는 좋은 세상만 봐왔구나' 하고. 그런데 전화위복이 됐어요. 그곳은 정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지식 교환이 일어나는 곳이잖아요. 많이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는 걸 깨달았죠."

노 사장은 97년 대학 선배가 창업한 보안회사 '인젠'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참여하면서 벤처 업계에 뛰어들었다. 인젠은 SK텔레콤의 보안시스템 계약을 따냈는데 이 과정에서 노정석 사장의 장기(?)가 발휘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당시 홈페이지 시스템을 뚫는 회사와 계약한다는 조건을 걸었는데 노정석 사장이 이를 해킹하는 성공한 것. 인젠은 코스닥에 상장 됐다.

자신감이 붙은 노정석 사장은 2002년에 보안회사인 젠터스를 만들었다. 한 회사의 수장이 된건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사업은 실패했다.

"2003년도에 빅데이터를 분석하려했어요. 시대를 너무 앞섰죠. CTO로 참여하다 직접 의사 결정을 하는 위치에 오니까 중압감이 크더라고요. 옆에서 본게 다가 아니었어요."

노정석 사장은 이때까지도 '한량' 기질을 버리지 못했다고 한다. 책을 펼쳐보는 일도 없었고 술 때문에 집에 일찍 들어오는 날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그에게 병역특례로 간 군사훈련 한 달은 큰 전기를 마련해 줬다.

"훈련을 받다 15분 휴식시간이 있었는데 깨달음이 왔어요. 당시 27살이었는데 잘난척 그만하고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보자는 생각이 든거죠. 시스템이란 것에 적응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노 사장은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이끌던 SK텔레콤 커뮤니케이션 인텔리전스(CI)사업본부에서 인공지능을 휴대폰에 접목시킨 1mm개발에 참여했다.

"학교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도 했어요. 세상에 흐르는 키워드를 찾기 위해 매일 책을 읽기 시작했죠. 그때 찾은 키워드는 '개인화'였죠. 개인을 대변하는 플랫폼의 시대가 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 나온게 티스토리죠."

노정석 사장은 2005년도 태터앤컴퍼니로 다시 벤처에 뛰어들었다. 티스토리로 승승장구하던 태터앤컴퍼니는 2008년도에 우리나라 최초로 구글에 매각됐다.

매각이 진행된 후 노 사장은 구글코리아 프로덕트 매니저(PM)가 됐다. 모두가 '정점'을 찍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에겐 공허가 찾아왔다.

"구글은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에요. 각 영역의 최고들이 모여 있는 곳이죠.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들은 정점을 찍고 있다는데 저는 바닥이었어요. 무조건 내가 가질 수 있는 콘텐츠 양을 늘려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낮엔 일하고 밤엔 책을 읽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뭔가를 실행하고 싶다면 '콘텐츠' 양을 절대적으로 늘려야 한다는걸 깨달았어요.

◆2013년, 새로운 출발선에 서다

2년동안 구글에 있으면서 '콘텐츠'를 쌓은 노 사장은 다시 한번 창업을 결심한다. 2010년 설립한 아블라컴퍼니는 기술로 오프라인을 혁신한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앱들을 선보였다. 인증샷을 올리며 친구들과 소통하는 '픽쏘', 알리고 싶은 소식을 지인에게 전할 수 있는 '불레틴', 전화 걸 필요 없이 식당을 예약할 수 있는 '예약왕 포잉' 등을 출시했다.

"2년동안 제가 큰 성과를 밖으로 보여주지 못했죠. 픾쏘나 불레틴은 잘 되지 않았지만 2년동안 모바일 서비스에 대해서 많이 배웠어요. 올해는 '예약왕 포잉'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노정석 사장은 벤처들의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엔젤 투자를 하고 있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자문도 맡고 있다.

"이렇게하면 된다고 저도 단언할 수 없습니다. 후배들을 만나면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실패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조언을 해줘요. 가끔 회사를 차릴 때 집중해야 할 일을 놔두고 '너는 이사 나는 대표'하며 회사 놀이에 빠지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지적해 주는 것이죠."

노정석 사장은 올 초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로 왔다 하지만 각론은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죠. '카카오톡'이 이렇게 잘될지 몰랐잖아요. 빌게이츠가 그랬다죠. 가장 무서운 장애물은 누군가 차고에서 무언가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위대한 성공의 적은 작은 성공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달려볼 생각입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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