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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댓글, 사이버폭력'…우리나라만의 문제인가?


'2012국제 인터넷윤리 심포지엄'서 해외 현황 공유

[김영리기자] 인터넷에서의 악성댓글과 사이버폭력, 음란물 및 청소년유해정보의 유통 등 인터넷 역기능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호주 등에서도 인터넷 게시판의 악성댓글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사생활 노출에 따른 자살 사건이 발생하며 인터넷윤리 문제는 전 세계가 극복해야 할 사회적 역기능 현상으로 대두됐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는 '2012 국제 인터넷윤리 심포지엄'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개최, 세계 각국의 인터넷 윤리· 대응 방안에 대한 공유 및 국제적인 윤리문화와 대응방안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방통위 홍성규 부위원장은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제한적 본인확인제 위헌 결정은 표현의 자유, 명예훼손 방지, 사생활 보호 등 다양한 가치들 간에 균형점을 찾기 어렵다는 사례로서 많은 국가에 시사점을 줄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인터넷 윤리에 관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경험과 대응책이 공유, 토론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찰스 에스(Charles Ess) 국제정보기술윤리학회장(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은 '우리는 왜 인터넷윤리를 논하는가?'라는 주제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강연을 펼쳤다.

그는 "이제 인터넷은 온오프라인에서 우리의 삶을 정의하고 삶의 방식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인터넷윤리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며 "특히 사회와 정치에서의 가장 기초 윤리는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인터넷윤리는 우리가 학습하고 가져가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조강연자인 이광자 서울여자대학교 총장(인터넷윤리학회 대표 고문)은 '현실윤리와 인터넷윤리는 진정 다른 것인가?'라는 주제로 인터넷의 매체적 특성별로 인터넷윤리 이슈를 분류하고 인과관계를 설명했다.

이 총장은 "현실윤리가 '지금' 이루어지는 현실공간만 신경을 쓰는 반면, 인터넷윤리에서는 현실공간 외에 사이버 공간도 윤리의 고려대상"이라며 "인터넷윤리는 현실윤리에 비해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뛰어넘어 윤리적 이슈 전체를 확대해 다뤄야한다"고 말했다.

오후 세션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인터넷 윤리 문제 및 대응에 대해 각국 석학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미국 위스콘신-밀워키대학교에서 정보정책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짐머 교수는 미국의 인터넷윤리와 관련된 4대 이슈인 '프라이버시' '재산권' '보안' '콘텐츠' 등의 현황을 소개했다. 각각의 이슈별로 부딪히는 딜레마와 이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대응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그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이슈는 소셜미디어와 행태타겟팅의 딜레마와 부딪히고 있고 디지털 매시업 문화와 P2P파일 공유 등은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해킹 및 악성댓글, 유해 콘텐츠의 증가도 인터넷윤리와 상충되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바마 정부 들어 미국 정부는 인터넷 공간을 더욱 적극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다"면서 "대중들의 인식 역시 높아지면서 인터넷윤리에 교육 및 자체적인 운동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공공기관인 네트워크 및 서비스 협회(RANS) 아카다이 크레머 회장은 최소한의 인터넷 규범의 필요성과 함께 인터넷윤리 문제 해소를 위한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역할을 정리해 발표했다.

그는 "러시아에선 정부, 사회, 인터넷 업계가 온라인 아동보호를 중심으로 활발히 노력하고 있다"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관련 리스크 교육과 인터넷 범죄나 불법 정보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툴, 피해아동을 위한 심리적 안정 지원 등의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을 대표해 참석한 에자와 요시노리 일본정보윤리협회 회장은 일본에선 인터넷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현황을 소개하며, 가장 심각한 이슈로는 '학교폭력'을 꼽았다.

요시노리 회장은 "일본에서 역시 인터넷윤리와 관련해 많은 논의가 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정부 뿐 아니라 교사와 엔지니어를 포함한 일반인들이 인터넷 도덕과 윤리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앙펭화 인터넷연구센터장은 블로그 공간에서의 실제 명예훼손 사례를 소개하고 싱가포르 미디어리터러시위원회를 통해 현실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학교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그동안 국내에서 일어난 인터넷 역기능 사례를 소개하며 사이버 일탈이 발생하는 심리요인을 분석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 상에서 역기능은 '익명성'과 '탈억제' 두가지 심리요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특히 아동과 청소년층은 자신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기부터 교육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하고 대안을 도출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선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는 지원을 확대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통위가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한국인터넷윤리학회, 인터넷윤리실천협의회가 주관한 이날 심포지엄에는 노르웨이,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석학 뿐 아니라 정부, 학계, 업계 관계자 등 200여명에 참석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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