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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업계도 거센 '여풍(女風)'


여성 임원 및 여성 창업 증가

[김영리·민혜정기자]마리사 메이어 야후 신임 최고경영자(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자(COO), 멕 휘트먼 HP CEO….

글로벌 IT업계의 여풍이 거센 가운데 국내 IT업계도 여성 임원들의 우먼 파워가 세지고 있다.

특히 최근 불고 있는 스타트업 열풍에도 젊은 여성들이 잇따라 도전하면서 IT업계의 두꺼운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

◆인터넷·게임업계 여성 임원들 주요보직 담당

남성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인터넷·게임 업계에서도 여성들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장점으로 작용하면서 마케팅, 전략기획, 디자인 등 핵심 보직을 꿰차고 있다.

NHN의 여성 임원은 자회사를 포함해 총 9명으로 전체 56명 중 약 16%를 차지한다.

특히 현재 NHN의 포털운영, 콘텐츠 등 주요 핵심 부서의 책임자는 바로 여성이다. 네이버서비스 1본부 한성숙 본부장과 네이버서비스 2본부 이람 본부장이 대표적이다.

한성숙 1본부장은 뉴스캐스트와 오픈캐스트 등 네이버 미디어 서비스와 웹툰 및 스포츠 등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는 콘텐츠 구성을 담당한다.

한 본부장은 NHN 이전에 엠파스 창업멤버로, 검색사업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엠파스 열린 검색 등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1본부에는 한 본부장이 있다면 2본부는 이람 본부장이 책임진다.

이람 본부장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국내 인터넷 업계 최고 수익모델로 꼽히는 '도토리'를 기획한 인물이다. NHN으로 건너와서는 국내 최대 활동 블로그를 보유한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큰 축인 네이버 블로그와 미니홈피 모두 그녀의 작품인 셈.

이 본부장은 현재 2본부에서 미투데이, 카페, 블로그, 지식인 등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를 맡고 있다. 또 최근에는 모바일 분야도 담당해 NHN의 핵심 업무를 줄곧 도맡아오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는 트렌드 리서치 및 미래 전략을 담당하는 민윤정 전략 담당 이사와 서비스 및 브랜드 디자인을 총괄하는 김미연 UX본부장이 있다.

민 이사는 커뮤니티 본부장이었던 당시 블로거 뉴스, 티스토리 등 미디어에 강한 다음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어 기반플랫폼 본부장을 담당하며 다음의 플랫폼 전략을 구상하고 지금은 더 큰 틀에서 트렌드를 읽고 다음의 미래를 준비하는 업무를 맡는다.

김미연 UX본부장은 사용자 중심의 다음 서비스 환경 및 브랜드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이밖에 게임 업계에선 박지영 컴투스 대표, 엔씨소프트 윤송이 부사장, 넥슨 안인숙 커뮤니케이션 센터장이 핵심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 스타트업 여성 CEO 거센 바람

제2의 벤처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스스로 사업을 시작하는 여성 창업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여성창업가 모임 '허스토리'는 지난 1월 처음 만들어졌다. 이 모임에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여성 대표나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모임을 기획은 양석원 코업 대표는 "벤처업계에서도 여성이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성기업가 모임이 없어 '허스토리'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스토리는 처음 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페이스북에 등록된 회원수가 150여명이다. 그만큼 여성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 모임에는 소셜데이팅 서비스 '이음'의 박희은 대표와 패션정보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타일쉐어'의 윤자영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IT업계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부딪히며 어려운 점을 호소했다.

5년 간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최근 뷰티 정보 앱 '뷰티미츠걸'을 개발한 윤미진 대표는 "나의 성과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서비스인데 남성 개발자를 이해시키는 점이 어렵다"며 "여성 개발자나 디자이너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찾기 힘든' 여성 개발자도 목소리를 냈다.

'여자개발자모임터'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개발자 전수현씨는 "회사의 개발자 중 혼자 여자였던 적이 많다"며 "개발자로 일한 초기에는 남자 선배들이 담배 필 때 개발 노하우를 공유할까 냄새를 참아가며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싶어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에는 현재 여성 개발자 약 3천300명이 가입돼 있다.

김영리·민혜정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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