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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카톡대항마 "쉽지 않네"


7월 출시 또 미뤄져…기술 공동개발에도 '이견'

[강은성기자]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메신저에 대항하기 위해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이 표준 플랫폼으로 연동해 출시하려는 'RCS' 기술이 출시에 난항을 겪고 있다. 통신사 간 기술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통신3사가 연동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툴 '조인(Joyn)'을 상반기 중 내놓겠다고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통해 밝혔다.

조인은 전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의 표준기술인 RCS(Rich Communication Suite)를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메신저 서비스로, 단순 채팅 외에도 영상통화, 통화중 사진·동영상 전송 등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당초 통신3사가 예고했던 기한이 지났지만 조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조인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A 통신사 기술임원은 "출시를 하려면 당장 할 수도 있겠지만, 통신3사가 연합해 내놓는 만큼 이용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무언가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출시를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톡' 이길 '한방' 아직 없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입자 4천500만명을 넘어선 강력한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넘어설 만큼의 혁신적인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A사 임원은 "(개발 회의 도중에)솔직히 이래가지고 카카오톡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얘기까지 나왔었다"면서 "RCS의 가장 큰 강점을 살리면서도 국내 이용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기능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추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CS의 장점은 바로 '주소록 연동' 기능이다. 이는 단순히 주소록에 번호를 저장하면 자동으로 '친구등록'이 되는 메신저서비스와는 다른 '기본기능'이다.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는 주소록에서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선택해 원하는 서비스를 하는것 처럼 RCS가 적용되면 여기서 '채팅, 콘텐츠 전송, 영상통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애플 아이폰에 적용된 '아이메시지'의 경우 일반 문자와 아이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성화 시킬 필요없이 통화 기본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여기에 주소록 표시된 전화번호 옆에 '휴대폰 꺼짐' 등의 상태 표시가 나타난다거나 여러사람이 함께 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구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앱을 설치하고 '가입자'끼리 하는 것이 아닌, 이동통신 가입자라면 통신사 상관없이 누구나 이 기능을 서로 연동할 수 있다는 것이 RCS 표준의 힘이다.

그러나 막상 상용화를 앞둔 상태에서 보니 이같은 기능만으로는 소비자들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이다.

◆형식은 공동 개발, 속내는 서로 달라

같은 조인을 놓고 통신3사가 각자 생각하는 속내는 서로 다르다는 것도 문제로 보인다.

B 통신사 RCS 개발 담당자는 "UI는 같지만 각사별 특화된 서비스는 다르다"고 말해 A사 임원과 다소 다른 얘기를 내놓았다. 이 담당자의 발언은 '조인은 RCS 기반의 3사 공통 서비스'라는 개념에 배치되는 것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휴대폰 내 주소록을 RCS에 그대로 갖다쓰는 게 편하다고 판단하고 다시 개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KT나 LG유플러스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능을 구현하려면 제조사가 해당 통신사별로 기술을 최적화해줘야 하는데, 단말기 구매파워가 강한 SK텔레콤과 달리 KT나 LG유플러스에서는 제조사와의 기능 구현 협상을 매번 진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기능으로 인해 SK텔레콤과의 단말 동시 출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KT는 조인을 통해 '다자간 통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CS 주소록에서 몇 사람 선택하고 통화버튼을 누르면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인데 이를 위해 KT는 3억원을 개발비로 투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자간 통화는 LG유플러스가 LTE에서 현재 단독으로 제공하고 있는 상용서비스여서 이 기능을 조인에 포함시키는 것에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풍문이다.

때문에 KT는 이 기능을 특허신청하고 조만간 전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GSMA)에서 발표해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하나 개발하는데도 3사의 동의를 일일이 거쳐야 하는 만큼 의사결정이나 일의 처리 과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면서 "다만 3사가 이를 공동으로 출시해야 하는 것에는 모두들 의견을 함께하고 있는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히 서비스를 고도화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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