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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계엔 '부장님·차장님' 없다


호칭파괴·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김영리기자] "브라이언, 제 생각은 다릅니다." "김PD가 낸 아이디어가 참 좋군요."

새로운 아이디어, 창의력을 요구하는 인터넷 업계의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수평적 조직 문화에 기반한 자유로운 의사소통 구조다.

90년대 말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과장님' '부장님' 대신 '아무개 님'이라고 부르면서 시작한 호칭 변화는 'PD' '매니저' '영어이름' 등으로 다양해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이들 업체들은 소통이 곧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직책을 따지지 않고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를 회사의 성공 이유로 꼽고있다.

카카오 내에선 갓 입사한 신입사원도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 '브라이언'이라고 부른다. 이제범 대표는 자신의 이니셜을 딴 'JB', 이석우 대표는 '비노'로 통한다.

김 의장이 이러한 조직문화를 도입한 이유는 위아래 직급 구분 없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며 토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또 대기업의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대신 카카오는 이를 단순화해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이석우 대표는 "카카오는 한달에 한번씩 프로젝트에 따라 조직개편이 이뤄진다"며 "팀원이 팀장이될 수도 있고 팀장이 팀원으로 될 수 있기 때문에 직급 없이 영어 이름을 부르는 유연한 조직 체계가 카카오톡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푸딩 시리즈'를 서비스하는 KTH도 기존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의 직위를 없애고 호칭을 'PD'로 통일했다.

직위에 따른 서열화를 없애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KTH 김유택 기업문화실장은 "호칭 파괴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각 직원들의 역량에 맞는 역할 수행과 보상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며 "각자의 전문성도 인정하고 직원들 간 존중하는 문화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업계 중 가장 먼저 '님'이라는 호칭을 도입했다. 이 회사 최세훈 대표는 '세훈님'으로 불린다. 팀장이나 본부장과 같은 직책은 있지만 사내에선 'OO님'으로 통일한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회사를 처음 세울 때부터 이를 도입했으며 다음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밑바탕이 됐다.

한편 대기업 중에선 CJ E&M과 SK텔레콤이 비교적 일찍 '님'과 '매니저'라는 호칭을 도입했다. KT는 최근 부장·차장 직급을 없애고 매니저로 호칭을 통일하기로 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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