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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칸'을 꿈꾸다


[창간13년 기획]손바닥경제시대③KT "창조경제의 '시작'은 콘텐츠"

통신망 기반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요금을 받아 수익을 유지하던 통신사들이 새로운 경제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분주하다. '손바닥경제'가 이 새로운 흐름의 중심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인프라의 완성에 따라 기존 산업의 경계를 창조적으로 파괴해 나가는 것을 '손바닥경제'라 말할 수 있다.

손바닥경제는 이미 은행과 병원, 백화점과 편의점 등 우리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고 있다. 손안의 세상에서 생활 서비스가 모두 이뤄지는 세상이 활짝 열리고 있는 것다. 이에 아이뉴스24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통신사들의 '손바닥경제'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변화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코자 한다.

1회 [손바닥경제 시대]창조경제의 발화점, 통신

2회 [손바닥경제 시대]빅브라더에서 창조자로 변신하는 통신사

▶3회 [손바닥경제시 시대]스마트폰으로 '칸'을 꿈꾸다

[강은성기자] "레디~ 액션!" 감독의 촬영 시작 콜이 울리고 배우들이 연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이 감독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연기 현장에서 저만치 떨어져 '메가폰'을 잡고 연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 바로 옆을 맴돈다. 커다란 카메라를 지고 있는 촬영 스텝도 없다. 감독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 손바닥 안에 쥔 스마트폰으로 영화 한편을 뚝딱 만들어내는 시대가 왔다.

스마트폰과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무선인터넷은 삶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디어·엔터테인먼트'다.

예전에는 PMP나 MP3, 노트북 등을 들고 다니며 미리 다운로드 받아놓은 음악과 영화, 동영상 콘텐츠 등을 즐겼다면 이제는 실시간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찾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이는 초당 최대 70Mbps가 넘는 속도를 지원하는 LTE망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G 스마트폰이 무선인터넷의 '진입로' 역할을 했다면, LTE는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광대역전송을 지원해 대용량 콘텐츠나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간단한 웹서핑만 하던 것이 모바일 쇼핑이나 결제로 이어지고, 메일이나 확인하던 생활은 실시간 회의나 협업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과거 책상앞에 앉아 PC를 켜야만 이용할 수 있었던 초고속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단말기와 LTE망을 만나면서 언제어디서나 '손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한 것이다.

◆콘텐츠 유통 '허브'로 변화

이같은 초고속무선인터넷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통신3사가 LTE망을 전국에 깔면서 투자한 비용은 지난 2년간 8조9천억원에 이른다.

통신산업의 특성이 그렇듯, 통신사들은 먼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망을 깔고, 이후 가입자를 확보해 수년에 걸쳐 투자비를 회수하고 이익을 낸다.

'선투자 후회수'의 구조인데, 망을 깔고 고도화하기 위한 투자비용은 늘어나고 통신서비스를 제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은 점점 줄어드고 있는 것이 현재 통신사들의 고민거리다.

때문에 이들이 눈을 돌린 분야가 바로 '콘텐츠'다. 손안의 무선초고속인터넷으로 전세계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망을 구축하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작하고 생태계를 조성해 콘텐츠 유통에까지 나서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곳은 바로 KT다. 이 회사는 KT스카이라이프를 세워 위성방송 사업을 하고 IPTV서비스인 올레TV를 제공해 이미 '방송사업자'로써 콘텐츠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지난 해 말에는 'KT미디어허브'라는 미디어 콘텐츠 유통전문 법인을 별도 설립해 국내 대표적인 콘텐츠 회사인 CJ E&M 출신의 김주성 대표이사를 임명하는 등 콘텐츠 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이석채 KT 회장은 올 초 경영방침을 밝히면서 "강력한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고 온라인에서 시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세계 어디와도 실시간으로 유통이 되는 '무형상품(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등) 시장을 개척, 선도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KT는 이같은 무형상품 발굴과 시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그룹내 역량을 집중,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올레경영 2기'도 함께 추진중이다.

실제로 KT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2013년, 스마트혁명이 낳은 신성장동력)에 따르면 2016년까지 이같은 콘텐츠 시장은 1천921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같은 콘텐츠 산업 육성을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과제로 '콘텐츠 및 미디어산업 경쟁력 강화'를 꼽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천억원 규모의 방송통신콘텐츠펀드를 조성하는 등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어느때보다 적극적이다.

KT도 1천억원 규모의 자체 콘텐츠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KT 측은 "재능있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성장하고 끼있는 젊은이가 아이디어만으로도 콘텐츠제작과 해외 수출까지도 가능하도록 동반성장 전략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1천억 펀드조성은 투자용으로 600억, 대출용으로는 400억원을 운용할 계획이며 600억은 영상콘텐츠에 300억, 음악에 150억, 게임 및 이러닝, 전자책 등 뉴미디어 분야에 1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천만원 드는 영화, 스마트폰으로 뚝딱

KT가 추진하는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 사업중 하나가 바로 '올레스마트폰국제영화제'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아침에 촬영한 동영상을 저녁에 영화로 상영할 수 있는 '당일치기' 영화제작이 이 행사의 콘셉트로, 전문가외에도 학생, 회사원, 연예인 등 다양한 분야 참가자들이 수백편의 작품을 출품한다.

아무리 짧은 단편영화 제작이라도 장비·필름·장소섭외·편집기기 등을 확보하는 데수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이 영화 제작의 현실. 때문에 영화 제작은 이를 꿈꾸는 사람도 함부로 도전할 수 있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KT는 누구나 손에 들고 다니는 평범한 스마트폰이 일반인을 '영화감독'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축제이벤트'로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들 확보하기 위함이 이 행사의 주 목적이다.

특히 이런 콘텐츠 제작자들이 자신의 소소한 취미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KT가 마련한 '미디어허브'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유통시키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 4년간 ICT컨버전스 리더로 융합비즈니스를 선도하고 무형상품 유통그룹의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는 바로 유무선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브로드밴드 시대를 예측하고 미래의 승자로 우뚝 서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었다"면서 "2013년은 그동안 마련한 브로드밴드 기반 하에 새로운 수익창출과 미래성장을 본격화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영화감독 강동헌

충무로 촬영감독 출신으로, 제1회 올레스마트폰국제영화제에 출품한 작품이 대상에 선정되면서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강동헌 감독은 스마트폰이 없었더라면 영화감독 데뷔는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극장에서 크게 흥행하는 상업영화는 수백억의 예산을 들이기도 하고, 상영관 확보, 마케팅 등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하지만 이런 상업영화 뿐만 아니라 독립영화, 단편영화 등 훨씬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이 분야에 의지가 있고 꿈이 있는 사람들은 그런 예산이 없어 사실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그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KT의 영화제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한다. 카메라가 빙글빙글 돌면서 촬영을 하고 몇날며칠 밤을 새며 필름을 편집하던 것이 아닌, 조그만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고 '애플리케이션'으로 편집을 한다는 사실이 잘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 감독은 바로 본인이 찍고 싶었던 단편영화의 대본을 수정하고 자신의 아이폰으로 영화를 촬영했다. 그리고 그 작품은 1회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거두게 됐다.

"영화는 아무나 찍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감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예전에는 영화학교에 가거나 다른 학습을 받아야만 카메라나 편집기계를 다룰 수 있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동영상 편집툴에 대한 교육을 조금만 받으면 금방 배울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는 "스마트폰을 들고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가 무언가를 '창조'사람이 된다는 것은 굉장한 희열이 느껴지는 일"이라면서 "영화를 찍는다고 거창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의 일상에 대한 기록, 소중한 추억에 대한 창작이라고 생각하면 더 편하다"고 조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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