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2009 핫이슈-5]케이블SO 인수합병 가속화


2009년은 국내 미디어 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만한 시기다.

방송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대기업 제한 기준이 자산 규모 3조원 이하에서 10조원 이하로 완화됐고, 민영미디어렙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지상파 방송광고 독점판매체제가 깨질 전망이다.

여기에 한나라당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키우고 미디어 관련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신문이 방송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경우 지상파방송사와 유료방송(케이블 등)의 겸업이 가능한 내용도 있다.

이에따라 케이블TV 시장 역시 올해 커다란 변화에 직면해 있다. 케이블TV방송사(SO)의 소유겸영 규제 완화를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해 연말 공포, 시행됨에 따라 케이블TV사업자들 역시 대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SO 한 곳이 한꺼번에 소유·겸영할 수 있는 SO의 수는 기존 전국 77개 권역의 5분의 1(15개)에서 3분의 1(25개)로 늘어나게 됐다.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 서비스와 결합상품(방송,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묶어 판매해 할인해주는 상품) 경쟁을 해야 하는 케이블TV사업자들로서는 '규모의 경제' 실현이 절실하다.

특히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이나 이동통신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권역 규제가 완화되는 올해는 케이블TV방송사간 인수합병이 대거 이뤄지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3대 구도 재편될 듯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제일 탄력을 받을 곳은 그동안 권역 소유 제한 규제에 막혀 있던 상위 사업자들이다. 특히 1위 사업자인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현재 티브로드는 14개 권역, CJ헬로비전은 13개 권역을 소유하고 있다.

태광 계열 티브로드와 CJ 계열 CJ헬로비전은 그룹 차원에서 미디어 사업 부문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비중있게 생각하고 있는 터라, 공격적인 행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비전은 그룹 계열사로 방송채널사용사업(PP) 부문인 CJ미디어가 있고, 티브로드 역시 지난해 MPP 사업을 위한 법인 티캐스트를 만들어 두 사업자 모두 MSP(MSO+MPP)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15개 권역을 소유하고 있는 씨앤앰의 경우 당장 몸집 불리기보다는 효율성을 높일 내실 경영이 우선 과제다. 지난해 말 국민유선방송투자에 인수된 씨앤앰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결합상품 경쟁력을 높이려는 통신사업자들도 인수 대상으로 주목하는 사업자다.

서울과 대구 등 7개 권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큐릭스는 오랫동안 인수합병 대상 1순위로 거론되고 있으나 내실있게 사업을 이끌겠다는 경영자의 의지가 강한 편이다. 중견 MSO인 CMB의 움직임도 업계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계열 HCN은 8개 권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홈쇼핑 사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SO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편이지만, 의사결정이 꽤 보수적인 편이라는 점이 변수다.

GS홈쇼핑 계열 SO사업부문인 GS강남방송과 GS울산방송 역시 홈쇼핑과 연계돼 있긴 하지만 GS강남방송 인수 당시 워낙 출혈이 컸기 때문에 추가 SO 인수 가능성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규모의 경제' 필수지만 시간은 걸릴 듯

업계의 바람이기도 했던 권역 규제 완화가 막상 성사됐지만, 인수합병 논의가 당장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렇게 된 데에는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나 망 업그레이드 등 투자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닌데, IPTV와의 마케팅 경쟁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입자 지키기'에 방점을 두는 듯하다"며 "큰 돈이 들어가는 규모의 딜은 당분간 이뤄지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몸집 불리기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인 만큼, 인수합병은 시기의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또다른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SO 인수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시각이 아직 많고 경기 침체가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인수하려는 곳이나 매각하려는 곳 모두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 단위의 큰 매물이 아니라도 경영전략상 소유하고 있는 SO를 분할 매각할 가능성도 있음을 감안하면, 사업자간 합종연횡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활발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2009 핫이슈-5]케이블SO 인수합병 가속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