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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小기업 열전] (12)신지소프트…'원천기술'로 우뚝 서다


 

현재 모바일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분야는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 없는 모바일 서비스는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

그러나 2000년대 초 온라인 게임조차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 모바일 게임이란 분야는 그야말로 먼 미래의 얘기일 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모바일 게임을 구현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 개발을 시도한 업체가 있었다.

바로 현재 1천750만대의 휴대 단말기에 탑재된 모바일 게임 솔루션 GVM과 지넥스를 개발한 신지소프트다.

이 수치는 모바일 엄지족이 즐기는 대부분의 게임이 신지소프트의 솔루션 위에서 구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해준다.

실제로 신지소프트의 솔루션을 이용한 누적 콘텐츠 다운로드 수는 약 2억5천 건을 넘고 있다.

특히 국내 표준 모바일 플랫폼인 위피와 호환되는 솔루션 지넥스(GNEX)는 상용화된 지 2년여 만에 탑재 단말기 900만대를 돌파하며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신지소프트가 운영하는 지넥스 사이트에는 4천500여 개의 게임 개발업체와 1만8천명의 모바일 엔지니어가 등록돼 있다.

뿐만 아니라 신지소프트는 모바일 게임 콘텐츠와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려 활발한 사업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벤처 거품이 사라지며 무수히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았지만 신지소프트는 벤처를 뛰어넘는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자칫 세상 구경 못할 뻔 했던 솔루션, GVM

신지소프트의 최충엽 사장은 벤처의 쓴 맛을 있는 그대로 경험했던 사람이다. 한국무역정보통신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했던 최 사장은 97년 MINET이라는 벤처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98년 IMF의 한파를 견디지 못한 채 문을 닫고 만다.

이후 최 사장은 벤처의 꿈을 잠시 접고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며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 관심은 최 사장의 꿈과 연결돼 최 사장은 2001년 모바일 비즈니스를 위해 설립된 신지소프트에 합류하게 된다.

최 사장이 합류한 신지소프트는 당시 사람들에게 생소한 분야였던 모바일 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외 휴대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치 못했던 시절, 미래를 내다보며 모바일 게임 솔루션을 개발했던 것.

임베디드 게임 사업을 거쳐 신지소프트가 지금의 GVM을 만들어냈을 때 자칫 이 게임 솔루션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 했다.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처음 GVM에 보내는 시선이 냉담했기 때문.

그러나 천운이었을까. 4개월 후 SK텔레콤의 새로운 담당자가 신지소프트의 제안서를 서랍 속에서 발견, GVM은 금영의 노래방 서비스와 함께 세상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듯 당시 모바일 노래방 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었다. GVM을 기반으로 한 노래방 서비스는 모바일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가 생활 속에 자리잡기 시작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독자기술에 호환성까지 확보

신지소프트의 GVM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신지소프트만의 원천기술이라는 점 때문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 콘텐츠 업체들은 신지소프트가 상용화한 GVM과 지넥스를 이용해 새로운 게임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신지소프트는 이들에게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대신 이들이 개발한 콘텐츠가 매출을 올릴 경우 이 중 4.5%를 로열티로 지급받는다.

이것이 바로 신지소프트가 보유한 원천기술의 힘이다. 특히 대부분 외국의 기술을 들여와 로열티를 지불하며 발전해 온 IT 산업에서 이같은 원천 기술의 파워는 더욱 값진 것이었다.

또한 원천기술 보유라는 막강한 무기는 신지소프트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2002년 신지소프트는 GSM/GPRS망 기반의 이스라엘 '파트너 커뮤니케이션즈'에 'obox'라는 이름으로 GVM 솔루션을 수출했다.

비록 매출이 크지 않다해도, 분야를 확장해 유럽형 GSM 방식에도 국산 원천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큰 것.

신지소프트는 올해 지넥스의 심비안 호환버전을 개발해 미국 한당고(www.handango.com)에 공급, 심비안 단말에서도 지넥스 게임 콘텐츠 서비스를 런칭한 바 있다.

사실 신지소프트의 이 원천 기술은 상용화 후 위기에 봉착했던 적이 있었다. 2002년 신지소프트의 GVM이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을 때 정부는 국내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표준 플랫폼인 '위피' 개발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자 이를 신지소프트의 위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위피가 GVM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신지소프트는 신속하게 위피 기반 게임 솔루션인 지넥스를 탄생시켰다. 위피 단말기에서도 별도의 수정 없이 그대로 구현되는 이 솔루션은 위피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또한 이 지넥스를 통해 신지소프트는 국무총리상, 정통부장관상, 대한민국 SW대상 등을 수여받아 그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솔루션 사업만으로는 좁다"...사업다각화 한창

모바일 솔루션 회사로 불리던 신지소프트는 최근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통신사를 비롯한 각 업계가 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는 이때 신지소프트 역시 모바일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신지소프트는 솔루션이 성공하려면 기술력과 함께 이를 널리 확산시킬 우수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신지소프트가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은 남다르다.

신지소프트에 따르면 "우수한 콘텐츠 개발 회사가 존재하는 한" 신지소프트가 직접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솔루션 회사는 솔루션 개발에, 콘텐츠 회사는 콘텐츠 개발에 열심일 때, 즉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지소프트는 자금력이 부족하거나 모바일 게임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회사를 대상으로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지소프트는 2007년까지 100여 개 콘텐츠에 적게는 몇 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올 초 내놓았다.

현재 신지소프트의 지원으로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은 총 5개. 이 가운데는 온라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배틀'이란 게임도 있다.

신지소프트가 모바일 시장에서 쌓아 온 노하우를 보고 그라비티 쪽에서 제안해 온 것.

이 지원은 GVM과 지넥스 등 신지소프트의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게임에게만 해당되기 때문에 신지소프트는 콘텐츠 지원 정책을 통해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되는 셈이다.

신지소프트가 지원한 게임이 성공을 거둘 경우 신지소프트는 모바일 솔루션의 확산과 매출을 한꺼번에 얻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신지소프트는 GVM과 지넥스의 활용범위를 확장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신지소프트가 내 건 '애니 디바이스, 애니 플랫폼(Any Device, Any Platform)'이라는 슬로건에는 신지소프트의 야망과 포부가 모두 들어가 있다.

현재 신지소프트는 MP3 플레이어, PMP, TV 등 신지소프트의 무선 솔루션이 들어가지 못할 단말기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결과 2004년 말 신지소프트는 MP3 플레이어와 PMP에 무선 솔루션을 탑재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신지소프트는 광대역통합망(BcN) 등에 진출하기 위해 통신사와도 활발한 교류를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제 '모바일 솔루션 업체'라는 타이틀은 신지소프트를 설명하기에 충분치 못할 단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인터뷰>

"성공은 혁신에서만 열리는 열매"...최충엽 사장

"성공이란 열매는 정형화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혁신을 추구할 때만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최 사장이 자신있게 말하는 경영 철학이다.

"신지소프트가 처음 모바일 솔루션 분야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을 때, 그 자리에 안주하려고만 했다면 지금의 신지소프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신지소프트가 만약 그것에만 만족했다면 위피라는 표준 플랫폼이 등장했을 때 신지소프트의 솔루션인 GVM은 큰 위기에 처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러나 신지소프트는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넥스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거죠."

신지소프트는 자사가 보유한 원천기술을 뛰어넘는 또 다른 기술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그렇지 못했다면 최 사장의 말대로 신지소프트는 모바일 솔루션 분야의 최고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 있습니다."

최 사장이 고민이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욕심'에 가깝다.

"신지소프트가 보유한 GVM 기술을 좀 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MP3플레이어, TV 등 이 기술이 적용되지 못할 단말기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최 사장은 이미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했음에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도 외국 기술이 더 우수하다는 편견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겨우 양지로 나와 빛을 보는 국내의 우수 기술들이 날개를 달고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신지소프트가 마련하고 싶습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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