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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해외 사업도 DNA 바꾼다


[IT서비스 생존법칙 DNA를 바꿔라] IT융복합 수익기반 모델로 전환

[김관용기자] '국내에서는 더이상 성장을 바랄 수 없으니 규모가 더 크고 성장 속도가 빠른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IT서비스 기업들이 향하는 곳은 글로벌이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이미 성장이 정체됐고 기업간 경쟁도 치열해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해외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잘만 개척하면 큰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미래 역시 이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확신에서다.

특히 '재벌' 기업 집단을 겨냥한 정부 규제와 '경제민주화' 바람은 IT서비스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성장도 미약한 국내 사업에서 눈치까지 봐 가며 일하느니 더 크고 더 빨리 성장하는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본다는 게 IT서비스 기업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실제로 삼성SDS는 올해 다소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 지침을 제시했다. 2012년 보다 해외 매출을 30% 이상 성장시키고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 또한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한 것.

LG CNS도 장기계획 '비전 2020(Vision 2020)'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을 5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글로벌 시장 개척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SK C&C는 오는 2015년 해외 매출 비중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견 IT서비스 기업들도 해외 시장 공략을 주요 경영 방침으로 정하고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IT서비스 기업들은 해외 사업 모델도 바꾸고 있다.지금까지 주력해 온 IT융복합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비(非)IT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DNA를 개조시키고 있다.

그동안 IT서비스 기업들은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통합(SI)과 IT아웃소싱(ITO)에 주력해 왔고 해외 사업 역시 그룹 계열사의 해외 IT시스템 지원이나 전자정부 사업,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IT시스템 구축 등의 전통적인 SI 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IT서비스 기업들은 IT 영역과는 거리가 먼듯 보이는 분야에도 적극 진출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IT와 비(非)IT 영역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내는 융복합 모델을 통해 해외 사업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전통적인 수주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탈피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분배받는 서비스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도 발전시키고 있다.

◆'IT + 건설 환경 에너지' 모델로 대형 사업 수주

올해 초 아시아나IDT가 말레이지아 머싱 라구나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의 정보통신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한 사례는 변화된 IT서비스의 수출 트렌드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단순 IT시스템 구축 사업을 넘어 건설과 환경, 에너지 분야에 IT를 결합시켜 2천5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으로 탈바꿈시킨 것.

머싱라구나 리조트 프로젝트는 말레이시아 동해안 조호주 머싱 지역 해안가에 매립을 통해 약 240만평의 인공섬 부지를 조성하고 그 위에 지역인프라 개발과 호텔, 쇼핑센터, 테마공원 등의 건설을 포함하는 사업이다. 예산 규모가 7조7천억에 달해 말레이시아 역사상 최대 리조트 사업으로 꼽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아시아나IDT는 오는 2017년 12월까지 통신 인프라 구축과 ICT서비스 시스템 개발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호텔자산관리시스템(PMS) 개발, 지능형 빌딩시스템(BEMS),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구현 등이 사업범위다.

아시아나IDT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복합 리조트 시설물에 적합한 융복합 패키지도 개발을 추진하며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서비스 환경도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친환경도시(Eco-City) 구상을 통해 에너지절감과 환경 및 안전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리조트'를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황선복 아시아나IDT 대표는 "이번 사업 수주를 통해 그동안 아시아나IDT가 노력해온 건설IT 분야의 사업 수행능력을 입증했다"며 "발주처와 직접 계약해 기획에서 설계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차별화된 계약 구조라 전통적 시스템통합 사업자의 수행 영역을 확장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DS의 '디지털 스페이스 컨버전스(DSC)' 기술도 대표적인 IT융복합 모델이다.DSC는 물리적 공간에 디지털기기와 유무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첨단 IT와 디자인을 적용한 융복합형 디지털 공간 구축 사업으로 건축과 건설분야에 IT를 결합한 모델. 이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DSC를 수출해 수천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을 수주했다.

삼성SDS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생산회사 아람코가 다란에 건설 중인 세계문화센터 DSC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문화센터 건립 프로젝트는 건축과 IT, 전시 3개 부문으로 각각 사업자를 선정해 추진됐는데, 삼성SDS는 IT분야에 참여해 DSC 모델로 사업을 수주했다. 삼성SDS는 이번 사업에서 스마트도서관과 원격 교육 시스템 개발, 공연장 및 영화관 IT시스템 구축 등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IT융복합 모델들 '해외로 뻗어가다'

LG CNS는 대표적 신사업인 태양광 발전으로 해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 CNS는 이미 400만달러가 투입된 500KW 규모의 스리랑카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행했고 지난 해에는 불가리아 얌볼, 발친, 스코벨레보, 스몰릭 4개 지역에 4천400만 유로 규모 21.3MW급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했다.

LG CNS가 시스템 설계부터 자재조달, 시공까지 턴키(Turn Key)로 맡아 수행한 불가리아 태양광 발전 사업에는 LG CNS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 그린 솔루션(Smart Green Solution)'이 적용됐다. 스마트 그린 솔루션은 빌딩 한 채부터 대규모 도시까지 관리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으로 LG CNS는 태양광 발전에 IT를 접목시켜 효율적인 시스템 운영을 가능케 했다.

스마트 그린 솔루션이 적용된 불가리아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운영자가 컴퓨터 한 대만으로도 실시간으로 발전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고 갑자기 발생 가능한 장애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준다. 과거에는 태양광 설비 교체 시 동일한 제품이 필요했지만 스마트 그린 솔루션이 다양한 설비를 연결시켜주는 호환성을 제공, 긴급 상황에서도 설비 교체가 가능해졌다.

SK C&C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모바일 상거래(m-커머스) 사업도 대표적인 IT융복합 사업이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는 SK C&C의 m-커머스 기술은 세계 최대 전자결제 서비스 업체인 퍼스트데이터 코퍼레이션(FDC)에 제공된 후 구글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구글 월릿에도 적용됐다.

미국 던킨도너츠도 SK C&C 기술을 채택해 미국 내 6천여개 매장에 선불카드 개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했고 세계 2위 이동통신사인 보다폰 그룹과도 모바일 커머스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전세계 1억 1천300만 결제 계정을 보유한 페이팔과도 협력해 북미지역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진행하는 등 전 세계로 M-커머스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이밖에 포스코ICT는 원전사업 부문에 대한 집중 투자로 원자력발전소 정비와 원전통합계측제어시스템(MMIS) 및 계측정비 기술의 해외 수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한화S&C는 550억원 규모의 리비아 신공항 청사 건축 프로젝트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건설IT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단위 사업 수주보다 수익 분배 모델!

IT융복합 모델로 해외를 공략중인 IT서비스 기업들은 단순히 시스템만 구축해 주고 수주 비용만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솔루션 기반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시키고 있다.

삼성SDS는 기존의 SI사업과는 형태가 다른 솔루션 기반의 해외 진출 사례를 만들어냈다. 미국 남부지역 병원 네트워크인 '크리스터스 헬스(CHRISTUS Health)'와 10년간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 사업은 계속해서 일정 수익을 분배받는 솔루션 라이선스 모델로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보다 진일보한 개념으로 평가된다.

삼성SDS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크리스터스 헬스와 EMR 솔루션 적용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현재 크리스터스 헬스 산하 병원을 대상으로 EMR 솔루션 공급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외 매출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SK C&C 또한 지금까지의 단위 프로젝트 수주 방식에서 탈피해 사용료(recurring) 중심의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해외사업 성장 동력인 m-커머스를 통해 확보한 고객들을 바탕으로 응용 사업을 발굴하고 연관 사업도 지속하면서 매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SK C&C 측은 "m-커머스 분야에서 5개국 7개 고객사를 확보한 데 이어 오는 2015년에는 15개국 30개 고객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m-커머스 사업은 라이선스 비용과 수수료 기반의 기존 수익 모델에서 탈피해 발생 매출에 대한 수익 배분과 사용료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로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 SW기업과의 상생 모델로 해외 시장 개척

IT서비스 기업이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과 함께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새로운 형태의 동반 수출 모델도 주목할 부분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올해 초 IT수출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알서포트와 해외 사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정보통신이 알서포트의 원격지원 솔루션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는 교두보 역할을 담당해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Win-Win)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정보통신은 SI와 보안 관련 기술을 알서포트의 신규 솔루션 개발에 투입해 이를 해외 시장에 수출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를 위해 롯데정보통신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알서포트 제품을 현지에 유통할 계획이다.

알서포트의 원격지원 솔루션은 전세계 20여개국 5천여 기업이 사용중인 제품으로 이미 기술력을 검증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를 통해 해외 성과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새롭게 진출한 원격지원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알서포트와 함께 성장하며 지속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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