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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30년]명품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포츠 정보화


국제 개회 운영 성공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

[구윤희기자] 지난 7월 6일 밤.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대한민국 평창이 선정됐다. 3수 끝에 드디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외신들도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한국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그랜드 슬램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1998 서울 하계 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4대 메이저 국제대회를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모두 유치한 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스포츠 대회 운영 바탕엔 '스포츠SI' 있어

굵직한 국제 스포츠 경기를 유치하고 성공시키는 데에는 스포츠 외교 능력과 관계자들의 노력이 크게 자리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대회의 개최다. 메이저 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뤄냈다는 자산은 미래 대회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는 덕목이다.

이곳에도 IT는 빠질 수 없다. 성공적으로 대회를 운영하려면 '스포츠SI(시스템통합)'를 비롯한 정보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선수단 등록부터 진행인력 파악, 의료 숙박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대회관리 시스템은 물론 경기에서 발생하는 기록의 전산처리까지 대회 전반을 담당하는 핵심 영역이 스포츠SI다.

스포츠SI는 ▲대회관리시스템(GMS, Game Management System) ▲경기결과시스템(GRS, Game Results System) ▲경기지원시스템(GSS, Game Support System) ▲인터넷정보시스템(IIS, Internet Information System) ▲Info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대회관리시스템은 대회진행에 필요한 선수등록이나 인력운영, 의료 및 숙박, 의전과 수송, 경기 티켓팅 등 대회 관리·지원부문을 처리하는 영역이다.

경기결과시스템은 경기에서 발생하는 각종 기록을 전산 처리해 결과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경기지원시스템은 물자와 물류 배치 및 헬프데스크 기능 등을 담당한다.

인터넷정보시스템은 외부 인터넷이 가능한 곳 어디에서나 대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하는 경기에 대한 정보를 얻도록 돕는 것이며, 인포시스템은 대회가 펼쳐지는 각 경기장과 경기본부, 공공장소에서 세부 경기 진행상황과 결과, 일정 등을 제공하는 내부 인트라넷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국내에서 스포츠SI 강자로 꼽히는 쌍용정보통신은 이를 바탕으로 1986년 아시안게임 대회관리시스템, 1988년 서울올림픽 서울올림픽 대회관리시스템,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운영시스템,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회관리 정보시스템 등 굵직한 국내 개최 대회들을 담당해 왔다.

◆'명품'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에 '도전장'

쌍용정보통신 관계자는 "25년 이상 각종 스포츠 대회를 수행하며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입장벽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세계 시장 벽을 넘어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 게임을 통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고 말했다.

또 2011년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 수주에도 성공하는 등 세계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스포츠 경기에서 시스템 오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성공적인 레퍼런스의 보유 여부가 엄청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정보통신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선수촌 관리와 수송,선수들의 입출국 관리 및 레이트 카드 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다.

LG CNS 역시 스포츠SI 영역으로 해외 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LG CNS는 미국을 대표하는 경마장에 대규모 통합영상시스템을 구축하고 미국 스포츠 IT서비스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LG CNS의 경마장 통합영상시스템 수주는 미국 내 최대 LED전문 업체인 닥트로니스를 포함해 벨기에의 바코, 일본 파나소닉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 입찰에서 승리한 결과라 더욱 주목받았다.

LG CNS 김영수 미주법인장은 "미국 내 180여개 경마장 중에서 규모나 역사적 측면에서 미국을 대표한다는 경마장의 통합영상시스템은 LG의 기술력으로 구축했다"며 "미국 스포츠 시장에 한국IT 우수성을 각인시켰다"고 자랑했다.

이 회사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전광판 분야의 사업을 수주했으며 부산사직 야구경기장 등 국내 스포츠SI 사업에도 참여해 왔다. 아프리카 최초의 HD LED 주전광판을 구축한 이집트 카이로 국제경기장, HD 실시간 중계 스코어보드와 배너광고 전광판 사업을 수행한 두바이 경마장 등 영상시스템 사업을 중심으로 스포츠 IT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S와 SK C&C도 스포츠SI 분야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두 기업은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수주전에 쌍용정보통신과 함께 참여해 3파전을 벌이는 등 본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지난 2002년 중국 이공계 대학인 청화대학이 출자한 3개 유망 IT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스포츠 분야를 포함한 중국 대형 SI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SDS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평창 올림픽 유치 성공 노력에 힘입어 스포츠 분야의 숨은 강자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스포츠 분야에서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 지 가장 주목할 기업으로 꼽히는 곳 역시 삼성SDS다.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이같은 스포츠SI 행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스포츠SI 사업이 자주 발주되지는 않지만 한 번 시작하면 1억 달러에 육박할 만큼 사업 규모가 커서 정체된 IT서비스 시장에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분야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회의 경우 조달청 공공발주 공개 입찰로 진행되는 만큼 해외에서 실적을 올리지 못한 국내 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라면서 "평창올림픽은 아직 준비 기간이 많이 남아 쌍용 이외의 기업들도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시스템이 전부는 아냐…SOC 연관성도 중요

스포츠SI를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대회와 관계된 인프라에 그치지 않고 교통IT나 U시티, U헬스 등 전반적인 정보화 분야와 연계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단 스포츠SI 강자만이 아닌 대형 IT서비스 기업들 모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공공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역량을 키워온 삼성SDS나 LG CNS 등이 이를 강점으로 내세워 경기 관련 노하우 보유사인 쌍용정보통신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포츠SI는 '공항에서 경기장까지'라는 모토를 내세울 만큼 대형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어 경기 시스템 노하우 이상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첨단 유비쿼터스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어 IT서비스와의 연계는 더욱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금봉수 단장은 최근 개최한 평창올림픽 관련 토론회에서 "첨단 유비쿼터스 올림픽을 IOC에 약속했으므로 세계 최고 IT 기술을 활용, 언제 어디서나 경기 운영이 가능하고 전세계인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NIA 이재호 부장 역시 "올림픽 조직위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건물, 도로, 철도 등 인프라 설계 시점에서 IT 인프라 설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후에는 경기장 등 기반 시설에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범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전방위적인 스포츠S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굵직한 스포츠 대회를 비롯해 해외 시장까지도 넘나들고 있는 우리나라 IT서비스 기업들의 스포츠SI 행보가 '스마트 평창'에서 어떻게 꽃 피울 지 주목된다.

구윤희기자 yu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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