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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30년]금융IT의 미래 '모바일과 해외 진출'


차세대 발판 삼아 모바일과 해외 진출로 도약

[구윤희기자] 금융은 IT서비스 기업들이 미래의 먹거리이자 중요 사업으로 주목하는 분야다. 특히 금융권의 각종 전산망 사고가 잇따랐던 2011년은 금융 정보화에 대한 인식이 남달랐던 때이기도 하다.

IT서비스 기업들은 제1금융권의 대형 차세대 프로젝트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기 시작한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금융 정보화를 둘러싼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2011년은 금융 IT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고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1금융권의 대형프로젝트는 2011년에 접어들면서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지만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40%가량 늘어난 2천억원의 금융IT 시장이 열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상반기보다야 시장이 활성화되겠지만 차세대 사업은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지 않겠냐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며 시장은 지켜봐야 한다.

'차세대시스템'은 입·지급 업무 처리 등 은행의 핵심 시스템인 계정계시스템과 각종 경영관련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경영정보시스템, 인터넷뱅킹 등의 시스템을 재구축한 것으로 2000년대에 금융IT를 선도해 왔다.

금융권의 이러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함께 자금세탁방지시스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등은 금융IT 활성화의 원천이었다.

업계의 한 계자는 "금융IT 분야는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대규모 프로젝트는 대부분 완료됐다고 보는 편이 옳다"며 "제 2금융권이나 기관 위주의 발주가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구축 완료, 다음은 모바일?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마무리짓고 있는 IT서비스 기업들은 모바일 금융IT로 눈을 돌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모바일 업무 환경 구축에 나섰고 올 하반기에는 농협과 하나은행도 관련 분야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모바일 금융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삼성SDS가 수주한 IBK 기업은행 통합 모바일 플랫폼 구축사업은 모바일 금융IT의 대표 사례다. 모바일 환경 구축 사업은 차세대 시스템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IT서비스 기업들이 이미 기술력을 확보한 모바일 통합 플랫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모바일 금융IT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금융권 시스템 구축 등 '전통적인' 분야에서 더 나아가 결제시스템 등 금융 전반 분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바일 금융IT에 장애물도 있다. 스마트폰의 급성장과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 상용화는 전세계 이동통신사들과 금융관련 업체들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지만 이통사 서비스와 금융 관련 서비스, 즉 전혀 다른 두 영역의 서비스가 하나로 합쳐지다 보니 기술과 사업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TSM. 각 서비스 공급 업체의 애플리케이션과 발급 키(OTA)를 관리하거나 사업자 간 발생할 수 잇는 문제를 중간에서 해결하거나 관련 정보와 서비스 수명 주기를 관리해주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모바일결제 솔루션의 일종인 TSM(Trusted Service Manager)은 ▲모바일 카드발급 ▲정보 갱신 ▲거래 정지 및 해제 ▲계약 해지 등의 요청을 사업자들로부터 받아 이동통신사 인증을 통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시스템이다.

통신사와 금융사, 대형 유통점 등 사업자들은 TSM솔루션을 활용해 각자 보유한 자신의 고객정보에 대해 타 사업자로의 유출이나 공유를 방지하며, 소비자들은 모바일 결제의 신뢰성을 보증하는 중립적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SK C&C 정승원 과장은 "금융권과 이통사가 모바일 금융을 놓고 주도권 경쟁을 10여년 동안 이어오다가 제3의 중계자를 만들어 산업 구조를 개편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하면서 TSM이 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TSM 서비스 기반 위에서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모바일 결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TSM 서비스에 IT서비스 기업의 기술력이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SK C&C는 TSM솔루션을 활용해 북미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SK C&C는 TSM과 전자지갑, 모바일 마케팅 등을 하나로 통합한 '코어파이어' 브랜드를 론칭해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난 5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구글의 전자지갑 '구글 월릿'에도 SK C&C가 TSM솔루션 공급자로 참여한 상태다.

SK C&C는 구글 월릿 협력 업체인 퍼스트데이타(FDC)가 처음에 전략 파트너로 IBM을 선택했지만 '코어파이어'의 성능을 확인하고 1년 만에 SK C&C와의 협력을 결정했다면서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승원 과장은 "모바일 금융IT가 양방향성까지 갖게 되면 잠재력이 크다"면서 "가령 단말과 단말 간에 금융과 관련된 데이터 교환이 이뤄질 경우 은행이 중간에 포함되지 않고도 결제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의 집에, 모든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는 사업은 그 의미가 크다"면서 모바일 금융IT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또 다른 금맥…해외 금융IT 구축도 노린다

모바일 금융 못지 않게 주목받는 분야는 해외 진출이다. 국내 차세대시스템 구축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해외로 뻗어나가는 것 또한 중요한 사업 기회로 꼽힌다.

LG CNS는 올해 초 일본 금융그룹인 SBI그룹과 함께 'SBI-LG 시스템즈'를 설립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국내 금융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일본에 국내 금융시스템을 역수출하면서 금융IT도 선진 시장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SBI그룹은 103개 자회사에 총 자산이 13조원에 이르는 신흥 투자금융그룹이다. 현재 일본 내에서 네트워크 기반 금융으로는 선두그룹에 속해 있다.

LG CNS 관계자는 "국가를 초월해 서로 다른 산업이 결합한 국내 최초 사례"라면서 "LG CNS의 일본 진출이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 설립으로 일본 시장 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금융IT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도 해외 금융IT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 농업은행에 대한 IT서비스 통합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600만달러 규모로, 2016년까지 진행된다.

2011년을 본격적인 해외 신사업 분야 진출의 원년으로 삼아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겠다는 대우정보시스템도 개발도상국 국가 선진화를 위한 필수 요소를 금융IT라고 판단, 나라별 맞춤형 금융IT 선진화 모델을 제시해 사업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등 전통적인 금융IT 기술력을 탄탄하게 쌓아온 IT서비스 기업들이 모바일과 해외 진출 등을 동력으로 삼아 금융IT 산업을 한단계 성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윤희기자 yu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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