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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 부는 바이오 바람?


동양네트웍스·투비소프트·바이오닉스진 주가 고공행진

[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정보기술(IT) 업계에 바이오 바람이 불고 있다.

IT서비스·소프트웨어(SW)기업들이 너도나도 바이오를 신사업으로 추가하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안정적인 본업 외 바이오를 신사업으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바이오 분야가 투자 기간이 길고,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신사업 투자와 평가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바이오 투자 관련 기업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 투비소프트, 바이오닉스진 등 IT서비스·SW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올해 사업 목적에 바이오 사업을 추가하고, 사내·외이사로 관련 전문인사를 선임하는 등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또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바이오 기업 인수합병(M&A)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곳은 IT서비스기업인 동양네트웍스다. 올 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의약품 및 제약원료 등 연구개발과 제조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바이오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이어 CB 발행으로 실탄도 마련했다. 지난 3월 동양바이오컨소시엄1호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것. 이 같은 자금 조달을 통해 지난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바이오 제약사 '메디진' 지분 6.72%를 302억원에 인수했다.

뒤 이어 지난달 18일 홍콩계 투자은행인 'SC로위 파이낸셜'에 541억여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향후 3~4개의 바이오 기업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사용자환경(UI/UX) 개발 SW로 유명한 투비소프트 역시 지난달 사업목적에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화장품 및 의약품 원료 제조 및 판매업, 생명공학에 관한 연구 등 45개 분야를 대거 추가했다. 또 의약·화장품 제조업체 출신 임원, 의학대학교 교수 등을 사내이사로 영입했다.

신규 사내이사 5명 중 4명은 중소 화장품 제조사 '에이티파머'에 근무 중이며, 바이오주 돌풍의 주역인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에서 부사장을 맡은 인물도 포함됐다. 지난 5월에는 운용자금 조달 목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2건과 CB 발행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만 약 400억원에 달한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비소프트는 시가총액 약 1천500억원 수준을 유지하던 기업용 소프트웨어회사"라며 "대표이사와 최대주주 변경, 사업 목적 추가의 명확한 목적과 계획은 알 수 없지만, 회사의 기존 가치에 바이오사업 기대감이라는 밸류가 추가되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PC·서버 등 엔드포인트 보안에 강점을 지닌 보안SW기업 바이오닉스진(구 닉스테크)도 최대주주가 서울생명공학으로 변경된 뒤 지난 3월 정기 주총을 통해 바이오신약 개발·제조 및 판매업, 생명공학 관련사업, 백신류 및 관련된 진단제 개발·제조·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또 CB 발행한도를 기존 1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BW 발행한도를 50억에서 1천억원으로 확대하는 정관변경안을 승인, 자금조달 확대를 꾀하고 나섰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만 CB·BW 발행,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165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4월에는 97억여원을 투자해 미국의 바이오기업 '온코펩'의 최대주주 지분(42.01%)을 확보했다. 또 이달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30억원, 교환사채(EB)를 통해 89억여원을 확보해 임상에 투입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이를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으려는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것. 최근의 바이오주 인기로 주가도 뛰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 모두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영업적자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최근의 주가 급등은 실적과 무관하게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네트웍스 주가는 3일 4천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 2일 종가 기준 1천625원에 비하면 6개월 새 153% 상승한 것. 경영권 분쟁 종결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도 있지만, 신사업에 대한 기대 효과가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비소프트 역시 이날 종가는 1만1천500원. 지난 5월 3일 주총소집결의 공시를 통해 사업 목적에 바이오를 추가했던 당시 주가가 7천480원임을 감안하면 두달만에 53%나 급등한 셈이다.

바이오닉스진 주가도 2천원대 선에서 최대주주가 서울생명으로 바뀌고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이후 현재 4배 가량 오른 8천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SW기업 특성상 매출이 하반기에 몰리기 때문에 실적을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 주가는 실적과는 무관한 일종의 '바이오 테마' 효과로 보인다"며 "업계에서는 돈 안 되는 SW 대신 바이오 사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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