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핀테크in] '특허거인' 김재형 대표 "블록체인도 특허전략 짜야"


핀테크 분야 국내 최다 특허 보유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예전 같으면 특허를 내고 상용화되는 데 10년 정도가 걸렸지만 이제는 내년이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세상이 그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데 그만큼 유리해진 환경이 된겁니다."

비즈모델라인은 2000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6천여건 이상의 국내외 금융·IT 등 다양한 분야의 특허를 개발해온 국내 유일의 '무형자산 개발 전문기업'이다.

중소기업 중 특허 보유 개수 1위를 기록중이며, 특히 핀테크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중이다.

이 중 모바일 결제와 정보보호 기반 및 이용자보호 기술 관련 특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T,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으며, 플랫폼·평가인증 보안기술 관련에서도 대기업들보다 많은 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 20년 가까이 특허만 연구

김재형 비즈모델라인 대표는 이 중에서 4천여건 가까운 특허를 직접 개발했다.

"특허를 개발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20년 가까이 밥 먹으면서도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커피를 마시다가도 커피컵을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만들까 사물인터넷(IoT) 칩을 붙일 순 없을까 하고 고민하고요."

국가연구소에서 연구직으로 근무하던 김 대표는 인터넷산업 초창기인 90년대 말 한 신문에서 '앞으로 인터넷 관련 특허가 돈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이거다' 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마침 육아휴직을 하게 된 그는 그동안 특허를 7개나 개발했고, 이를 통해 당시 인터넷 선도기업이던 데이콤에서 5억원을 투자받았다. 일본업체에서도 1억원을 투자했다.

"처음부터 일이 술술 풀려 앞으로 탄탄대로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이 그렇듯 투자자금이 떨어지니 힘들어지더군요. 마케팅은 아예 모르고 연구개발만 하다보니 판로를 찾기 어려웠어요."

그는 "특허라는 게 등록하고 활용하는데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특허대국인 미국에서도 특허 출원 후 수익이 나는 시점이 14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대신 한번 물꼬가 트이면 그동안의 적자를 일시에 만회할 정도로 수익이 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특허시장이 척박해 이런 기반도 거의 없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체들에게 특허와 아이디어 컨설팅을 제공하고 제품화를 돕는 사업으로 활로를 찾았다. 주로 시스템통합(SI) 업체들과 함께 서비스를 개발해 대기업에 제안하고 위탁을 따내는 사업을 했다.

봇물이 터지기 시작한 것은 4년 정도 전부터다.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벤처 지원정책을 쏟아내면서 스타트업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대표의 주분야던 핀테크도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스타트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특허를 갖게 되면 성장에 날개를 달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업체에 특허를 지원해주고 대신 지분을 받아 연구소 같은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죠. 업체들의 제품을 보고 이를 돈이 되는 구조로 리모델링해주는 겁니다."

비즈모델라인은 이런 방식으로 28개 스타트업체에 투자했다. 가장 처음으로 투자한 원투씨엠의 경우 일본에서 '스마트 스탬프'를 성공시킨 후 태국 등 19개 국가에 진출했다.

이 밖에 오윈, 기브텍, 피노스 등 커넥티드 카, 전자문서 송금, 온오프연결(O2O) 결제 등의 기업에도 투자했다.

◆ "블록체인에서도 특허 이슈 곧 떠오를 것"

비즈모델라인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블록체인과 관련해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특허의 전략적인 설계가 필요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특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블록체인 특허 설계,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특허 투자, 특허 기반 펀딩 등을 맡아서 해주는 것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산업은 상용화돼서 서비스 자체만 갖고 돈을 버는 구조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특허 관련 이슈가 수면 밑에 있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기 시작하고 시장이 커지면 특허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록체인 개발과 암호화폐공개(IOC) 등에서 다른 코인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그대로 베끼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는데, 블록체인 기술 개발자의 권리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허적인 요소를 찾아 특허화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모는 작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블록체인 팀들을 지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리버스ICO(기존 사업을 하는 기업의 ICO) 라고 해서 대기업들이 들어오면 손도 못쓰고 먹이사슬에 먹혀 기술을 뺏길 수도 있어요. 작은 기업으로써는 특허권이 있어야 본인들의 것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는 블록체인의 경우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공감받을 수 있는 철학을 가진 프로젝트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은 소수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여러 사람에게 공평하게 배분하겠다는 자유와 평등의 사상 위에 태어난 기술"이라며 "이런 본질적인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라면 글로벌 진출에서도 많은 지지세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핀테크in] '특허거인' 김재형 대표 "블록체인도 특허전략 짜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