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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할당안 국회가 '퇴짜' 700㎒ 주파수 미궁속으로


국회의원들 지상파 할당만 고집, 통신 블랙아웃 우려

[허준기자] 700㎒ 주파수 할당이 또다시 미궁에 빠졌다. 정부가 지상파의 초고화질(UHD) 방송용으로 24㎒ 폭을 할당하고 이동통신용으로 40㎒ 폭을 할당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국회가 퇴짜를 놨기 때문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19일 개최된 주파수 소위원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2차관과 방송통신위원회 이기주 상임위원이 보고한 정부의 할당 계획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다.

정부가 마련한 방안은 방송과 통신이 주파수를 나눠쓰는 이른바 '4+1'안이다. KBS와 KBS2, MBC, SBS에 수도권 UHD방송을 위한 주파수 6㎒ 폭씩 총 24㎒ 폭을 할당하고 EBS의 UHD 방송을 위해 DMB 대역을 할당한다. 이동통신용으로는 40㎒ 폭이 배정된다.

정부는 "지상파 UHD의 선도적 도입,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감당을 위한 이동통신용 할당을 모두 만족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미래부와 방통위과 정책협의회, 실무협의를 통해 마련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주파수 소위에 참석한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민희 의원은 입을 모아 정부 방안을 '이해할 수 없는 안'이라고 몰아세웠다.

◆주파수 소위, EBS에도 700㎒ 주파수 할당 요구

특히 EBS에 700㎒ 주파수가 아닌 DMB 대역을 할당하는 것을 문제삼았다.

정부가 할당방안을 마련하며 EBS에 DMB 대역을 할당한 뒤 UHD 방송을 위해 필요한 송수신 설비 등에 사용될 추가 비용(약 500억원 예상)을 지원할 계획임을 밝혔지만 의원들은 EBS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700㎒ 대역을 할당하라고 입을 모았다.

전병헌 의원은 "그동안 미래부가 지상파 UHD에 대해 인색했지만 오늘 보고된 안은 그보다는 반보 가량 전진된 안"이라면서도 "교육과 다큐멘터리를 주축으로 하는 EBS에 700㎒ 대역이 아닌 대역을 할당한다는 계획은 사실상 EBS를 포기하는 정책으로 4+1안이 아니라 4-1안"이라고 지적했다.

심학봉 의원도 "EBS에 DMB 대역을 배정하는 것은 UHD 방송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같은 지상파 방송에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의원 역시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규모가 큰 방송사에는 원하는 700㎒ 주파수를 할당하고 상대적으로 꼭 필요하지만 규모가 작은 EBS는 DMB 대역을 할당하는 안을 고안한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상파 할당만 고집, 통신 블랙아웃 우려

이날 의원들은 정부의 안을 비난하며 대안으로 3.5㎓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는 안과 700㎒ 대역에서 이동통신용으로 책정된 40㎒ 폭을 30㎒ 폭으로 줄이는 안을 제안했다.

조해진 주파수소위 위원장은 "이동통신사들이 700㎒ 대역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3.5㎓ 대역을 이동통신사에게 할당하는 방안도 있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 전성배 주파수정책국장은 "3.5㎓ 대역에 200㎒ 폭이 있지만 현재 방송중계용으로 쓰이고 있어 회수해서 재배치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아직 상용 대역이 아니라 단말기도 개발되지 않아서 사용이 어렵다"며 "2020년 이후나 더 길어지면 2025년에 사용할 수 있는 대역으로 지금은 쓸 수 없는 대역"이라고 답했다.

심학봉 의원은 이동통신용으로 배정된 40㎒ 폭을 30㎒ 폭으로 줄이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미래부, 통신 블랙아웃 우려

미래부 최재유 2차관은 "최근에는 광대역 LTE가 기본이라 광대역 주파수 할당이 필요하다"며 "30㎒ 폭을 할당하는 것은 주파수를 주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차관은 "정부는 통신 서비스가 최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며 "전기 공급도 충분하다고 봤는데 블랙아웃이 온 것처럼 700㎒ 주파수 공급이 늦어지면 통신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해야 하는 최소한의 주파수를 125㎒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할당 가능한 주파수는 1.8㎓ 대역의 20㎒, 2.6㎓ 대역의 60㎒ 뿐이다. 700㎒ 대역 40㎒ 폭까지 더해도 120㎒ 폭으로 필요예상 주파수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주파수 소위원회 의원들은 정부에 새로운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또한 다음 회의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와 이동통신사 관계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주파수 할당방안 논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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